(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아버지가 진 1억원 상당의 빚을 대신 갚고 있다는 한 남성의 사연에 위로가 쏟아졌다. 그는 다음 달이면 빚 중 일부를 청산한다며 속이 시원하다고 전했다.
2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빚 하나 다 갚았다'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은 지난 2~3월에는 30만원을, 4월부터 이번 달까지는 다달이 20만원이 인출된 통장 내역이었다.
글에 따르면, 글쓴이 A씨는 아버지가 사업과 주식으로 전 재산을 탕진하자 혼자 나와서 살고 있었다. 그러다 1년 전쯤, 모르는 번호로 연락 한 통을 받으면서 채무가 시작됐다고 한다.
A씨는 "아버지 친구분이 전화하셨는데, 아버지에게 돈을 빌려줬는데 연락이 안 된다고 하더라"라며 "내가 예전에 그분 가게 개업할 때 도와드린 적도 있다. 그분 아들이랑 일 끝내고 술 마셨을 때 번호 교환했는데, 물어보고 연락하신 것 같더라"라고 설명했다.
이어 "누구한테는 몇백만 원이 적은 액수지만, 코로나로 장사 직격탄 맞아 본인도 힘드시다고 연락이 온 것"이라며 "아버지랑 인연 끊은 지 오래돼서 그냥 모르는 척할까 갈등이 많았다. 그런데 나한테 받으실 생각도 없으셨고, 행방 물어보려고 연락하신 거였다. 내 걱정도 많이 하셨다"고 말했다.
결국 A씨는 아버지 대신 아버지 친구분의 빚을 갚기로 했다. 매달 소액씩 빚을 갚은 A씨는 "1년 넘게 입금했는데, 다음 달이면 다 끝난다. 그동안 적은 돈이지만 안 빼고 매번 보내드렸다. 적은 액수지만 속 시원하다"고 했다.
그는 아버지 빚을 대신 갚은 이유에 대해 "나 아니면 그 돈을 누구한테 받으시겠냐. 나 대학 갈 때 용돈도 주시고, 안 갚으면 마음 불편하기도 했다. '나중에 드릴게요'라고 하면 절대 못 갚는 게 돈이더라. 내가 책임 안 지면 누가 지겠냐"고 밝혔다.
또 "내가 모르는 분은 다 못 챙기겠지만, 그분은 나랑도 인연이 있고 자주 뵀던 분이라서 아버지가 빌린 돈 확인하고 갚았다"고 부연했다.
A씨는 "왜 몇백만 원을 이렇게 나눠서 적게 갚는지 궁금할 텐데, 기존에 아버지가 내 이름으로 빌려 간 돈도 있어서 갚는 중이라 그런다"면서 그 빌린 돈은 1억1000만원이라고 했다.
현재 1억1000만원 중에서는 약 8000만원을 갚아 A씨에게 남은 빚은 2000만원대 후반이라고 한다.
빚 때문에 극단적 선택도 생각했다고 털어놓은 A씨는 "(갚는 데) 약 6~7년 걸렸다. 돈은 하나도 못 모아서 항상 잔고는 0원이다. 왜냐하면 나 하고 싶은 것도 하고, 여행도 다니면서 갚았다. 안 그러면 우울증 걸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달이 월급 반 토막 나는 거 빼면 살 만하다. (빚 갚는 건) 장기적으로 보고 하고 싶은 거 하고, 사고 싶은 거 사면서 살아야 한다.
끝으로 A씨는 "친인척이나 지인들한테 나도 아버지와 인연 끊었으니 돈 빌려주지 말라고 진작에 연락은 다 돌려놨다"며 "응원, 위안받고 원동력 얻으려 글 써봤다"고 덧붙였다.
누리꾼들은 "고생 많았다", "대단하다", "이제는 좋은 일만 있길 바란다", "책임감이 대단하다", "앞으로는 적게 일하고 많이 벌길 바란다" 등 A씨를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