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불법 주차한 차량 주인의 연락처를 찾기 위해 차 내부를 뒤져본 40대 회사 대표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2단독 신용무 부장판사는 자동차 수색 혐의를 받는 A씨(48)에게 징역 3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1월 서울 강동구 암사동의 한 길가에 무단 주차된 승용차에 허락 없이 문을 열고 들어가 차량 주인 연락처를 찾을 목적으로 1분30초가량 보조석과 기어봉 수납함을 수색한 혐의를 받는다.
형법 제321조(주거·신체 수색)에 따르면 사람의 신체, 주거, 관리하는 건조물, 자동차, 선박이나 항공기 등을 수색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예를 들어 가게에서 물건을 훔친 것으로 생각해 손님 옷을 살피고 동의 없이 가방을 열어본 주인 행동도 신체수색죄에 해당한다.
A씨는 재판에서 해당 차량이 여러 차례 불법 주차해 자신의 다세대주택 입주민들 통행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사건 전날에도 경찰에 문의했지만 "사유지에서 견인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아 범행을 저지르게 됐으므로 자신의 행위가 위법성 조각 사유에 해당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현장 폐쇄회로(CC)TV와 블랙박스 기록을 토대로 사건 당시 차량이 다세대 주택과는 다소 떨어진 골목에 주차됐고 다른 차들의 진출입을 방해하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전날의 무단주차에 대한 악감정으로 차량 내부를 뒤지고 불법주차 신고를 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춰 행위를 정당화할만한 위법성 조각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A씨는 2020년 사기죄로 징역 10년에 집행유예 2년 판결을 받은 전과가 있었다. 재판부는 "법정형이 징역형밖에 없고 집행유예 기간 중이므로 실형을 선고한다"며 "다만 불법주차로 인한 스트레스와 차량 문이 잠겨있지 않았던 점 등을 고려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는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