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칼럼니스트 황교익씨는 “쌀가루 100% 빵은 밀가루 빵과 전혀 다른 맛을 낸다. ‘구운 떡’이라고 해야 적절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황씨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가 가루쌀 품종을 적극적으로 밀면서 ‘가루쌀만으로 빵이 된다’는 과장된 정보가 떠돌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품종이 무엇이든 쌀을 가루 내어서 빵을 만들 수는 있다”며 “곡물 가루를 반죽해 구우면 빵이지만 문제는 맛”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빵은 밀가루 반죽을 부풀려서 굽는 음식이다. 밀에 글루텐이 있어서 가능하다”며 “쌀에는 글루텐이 없다. 가루쌀은 스스로 부풀지 않으니 밀가루 빵처럼 만들려면 밀가루이든 글루텐이든 뭐든 넣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카스텔라는 그런 거 안 넣고 된다고 자랑하는 모양인데, 카스텔라는 빵이 아니다. 케이크”라며 “케이크는 밀에 달걀, 버터, 설탕 등을 넣고 굽는 과정에 글루텐 활성화로 반죽을 부풀리는 일이 없다. 비스킷도 글루텐 활성화 없는데, 빵·케이크·비스킷의 분별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황씨는 “정부가 현재 적극적으로 밀고 있는 가루쌀로 우리가 먹는 밀가루 빵 비슷한 맛을 내는 빵을 만들려면 ‘쌀가루 30%+강력분(+활성글루텐) 70’의 배합이 필요하다고 적고 있다”며 농촌진흥청이 지난해 11월 가루용 품종 쌀로 만드는 빵의 ‘농진청 표준 제조법’을 소개했다.
아울러 “‘글루텐이 있는 쌀’을 개발하기 이전에는 쌀이 밀을 완전히 대체하지 못한다. 만약 ‘글루텐이 있는 쌀’이 개발된다면 그 쌀로는 밥을 짓기가 어려울 것이니 쌀이 아니라 밀이라고 이름을 붙여야 한다는 논쟁이 발생할 것”이라며 “그렇다고 쌀가루+밀가루 빵이 아예 의미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가루쌀이 농민에게 도움이 되는 품종이 되려면 지금의 정책 발상으로는 어려울 것이다. 가루쌀이 '밀 대체'가 아니라 그 자체로 '단독자'가 되는 마케팅이 필요하다”며 “한 30년은 걸리는 마케팅인데, 한국 정부가 이때까지 한 '언 발에 오줌 누기' 정책을 보면 기대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