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일탈로 몸살 앓는 이탈리아 "성당에서..." 무슨 일?

입력 2022.10.21 12:01수정 2022.10.21 15:17
관광객 일탈로 몸살 앓는 이탈리아 "성당에서..." 무슨 일?
1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아말피 성당 앞에서 영국 여성이 나체로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잡고 있다. Amalfinotizie 페이스북 갈무리


관광객 일탈로 몸살 앓는 이탈리아 "성당에서..." 무슨 일?
코로나19 방역 완화로 운영을 재개한 2020년 6월 바티칸에서 한 여성 관광객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바티칸 박물관을 방문해 관람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성당에서 나체라니…미쳤어"

영국인 여성이 이탈리아 유명 관광지인 아말피 대성당 앞에서 나체로 사진을 찍다 '공연음란죄'로 기소될 위기에 놓였다.

2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이탈리아 아말피를 방문한 이 여성은 지난 17일 오전 7시30분경 아말피 대성당 계단에서 즉흥적으로 나체 사진을 찍다 지역 주민들에게 적발됐다.

아말피 노티지 등 현지 언론이 공개한 영상에는 알몸 상태의 여성이 다른 여성의 도움을 받아 붉은 천만 걸친 채 포즈를 취하고 남성 사진 작가가 여러 각도에서 촬영을 하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을 촬영한 현지 주민이 이들을 보고 "성당에서 나체라니 미쳤어"라며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하는 음성도 영상에 담겼다.

9세기에 지어진 아말피 대성당은 지역 주민들에게 유명 관광지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성당은 예수 그리스도의 열두 제자인 사도 안드레아에게 헌정되어 그의 유물이 1206년부터 보관되어 있다.

아말피 주민이자 미술사학자인 로라 다이어는 이들의 행동이 주민들에게 상처를 줬다며 "교회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매우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에게 성당은 예배의 장소고 성당의 역사적 의미는 주민들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1067년 콘스탄티노플에서 주조된 성당 문은 행렬, 결혼식, 장례식 등 주민들의 삶과 밀접한 사건이 있을 때만 열린다.

경찰에 붙잡힌 일당은 "단순히 아말피 해변을 추억하기 위해 사진을 찍었다"며 "어디에 공개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현지 경찰은 3명 모두 영국인으로 남성 사진작가, 여성 모델과 여성 조수라고 밝혔다. "공공장소에서의 음란행위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이탈리아는 관광객들의 일탈로 몸살을 앓고 있다. 5월 한 사우디 관광객은 렌트한 마세라티를 몰고 문화유산 계단을 내려가다 훼손했다. 6월에는 미국에서 온 관광객 두 명이 스쿠터를 밀고 던져 기념물을 파손해 2만5000달러의 피해를 입혔다. 8월 호주 관광객 두 명은 베네치아 대운하에서 서핑을 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난 6일 바티칸 박물관에서는 한 미국 관광객이 전시된 고대 흉상 2점을 던져 깨뜨린 후 달아나려다 경찰에 체포됐다. 두달 전에는 2000년 된 아우구스투스 개선문에 낙서를 한 미국인 커플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오드리 탕 심리학 박사는 관광객 일탈이 '익명성'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익명성이 일종의 보호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혼자선 절대 하지 않을 행동을 휴가, 술, 집단이라는 자극에 의해 하게 된다고 말했다.

톰 젠킨스 유럽관광협회(ETOA) 최고경영자는 "소셜미디어에 대한 욕구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좋아요와 팔로워를 더 얻기 위해 일탈적인 행동을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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