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가 때 아닌 ‘짬밥 논쟁’으로 파행되는 일이 발생했다. 육군사관학교 선후배 사이이자 장성 출신인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간에 “내가 군단장 할 때 연대장하지 않았냐”는 등 군 시절 위계질서를 논하는 설전이 오간 것이다.
20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육군본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당시 국방위 간사였던 한기호 의원이 언론브리핑에서 피살 공무원 사건 피해자 이대준씨에 대해 ‘월북의 정황이 있다’고 발언한 사실을 문제 삼았다.
한 의원은 “비공개 회의에서 국방부는 SI(Special Intelligence, 특수정보)를 들려준 적이 없다”며 “당시 기자들 질문에 ‘국방부 보고에 의하면 월북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정황’이라고 답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한 의원은 또 “국방부가 당시 보고를 할 때 진실만을 보고한 것이냐의 문제가 있다”면서 “보고 자체가 조작인데 (결과가) 번복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응수했다.
그러자 한 의원은 “나보고 예의가 있네 없네 하는데 김병주 의원은 내가 군단장 할 때 연대장하지 않았느냐”며 “후배들 보는 데서 그게 예의가 있느냐. 천년만년 국회의원 하는 거 아니다”라고 거칠게 맞받았다.
예비역 육군 중장인 한 의원이 5군단장으로 있을 때 김 의원은 5군단 예하 6사단 포병 연대장으로 있었다. 한 의원은 3성 장군 출신이고 김 의원은 4성 장군 출신이다.
언성이 높아지고 분위기가 달아오르자 이헌승 국방위원장은 정회를 선포했다.
한편 해수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어업지도원 이대준씨는 2020년 9월 서해상 표류 중 북한군 총격에 사망한 뒤 시신이 불태워졌다.
당시 군 당국과 해경은 이씨가 자진 월북을 시도하다 변을 당했다고 발표했으나 지난 6월 국방부와 해양경찰은 ‘자진 월북 근거가 없다’라고 기존 입장을 번복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