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우승으로 이끈 홍명보, '10년 대운설'에 놀라운 반응 "너무..."

입력 2022.10.19 16:52수정 2022.10.19 16:55
울산 우승으로 이끈 홍명보, '10년 대운설'에 놀라운 반응 "너무..."
홍명보 울산현대 감독이 19일 오후 울산 동구 울산현대축구단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우승 기자회견에서 밝은 표정으로 우승 소감을 밝히고 있다. . 2022.10.19/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울산 우승으로 이끈 홍명보, '10년 대운설'에 놀라운 반응 "너무..."
홍명보 울산현대 감독이 19일 오후 울산 동구 울산현대축구단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우승 기자회견에서 우승 소감을 밝히고 있다. 1996년과 2005년 K리그 정상에 섰던 울산은 17년 만에 통산 3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2022.10.19/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울산 우승으로 이끈 홍명보, '10년 대운설'에 놀라운 반응 "너무..."
홍명보 울산현대 감독이 19일 오후 울산 동구 울산현대축구단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우승 기자회견에서 밝은 표정으로 우승 소감을 밝히고 있다. 1996년과 2005년 K리그 정상에 섰던 울산은 17년 만에 통산 3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2022.10.19/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2022시즌 K리그1 정상에 오른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이 '10년 대운설'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10년은 너무 멀다. 이번 우승을 계기로 1년 주기설로 바꿔야겠다"고 말하며 호탕하게 웃었다.

홍 감독은 19일 울산 동구에 위치한 울산 현대 클럽하우스에서 진행된 우승 기자회견에서 '10년 대운설'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홍명보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주장 완장을 차고 4강 신화를 이끌었고, 2012년에는 런던 올림픽 대표팀의 사령탑으로 동메달을 수확한 바 있다.

홍 감독은 런던 올림픽 이후 정확히 10년이 지난 2022 시즌엔 울산을 2005년 이후 17년 만에 K리그1 정상으로 복귀시켰다. 울산은 지난 16일 춘천에서 열린 강원전에서 2-1로 승리, 승점 76을 기록하며 전북 현대(승점 70)를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홍 감독은 "대운설에 따라 10년 뒤인 2032년에는 국가대표팀을 이끌며 지난 아쉬움을 해소할 수 있을 것 같은지"라는 질문에 재치 있는 답을 내놨다. 그는 "이번 우승을 계기로 주기설을 좀 바꿨다"면서 "1년으로 바꿨다. 10년은 너무 멀다"고 미소 지었다.

홍 감독은 "거기(대표팀 감독)까진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울산이 올해 우승을 했고 다음에 우리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 지를 조금씩 준비해야할 시기"라고 말했다.

울산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전북에 밀려 준우승을 기록했지만, 이번 시즌 마침내 3전 4기 끝에 전북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2005년 이후 17년 만이자, 통산 3번째 K리그 챔피언 등극.

지난해 부임 첫 시즌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던 홍 감독은 아쉬움보다는 선수들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지난해 아픔이 있었다. 나 역시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다. 속이 상했지만 실망하진 않았다. 첫 번째 K리그 감독 생활이었고 울산이라는 좋은 팀의 감독으로, 목표를 이루지 못했으나 언젠가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전했다.

홍 감독은 "만약 올해도 우승을 못 했다면 팀을 떠났을 것이냐"는 다소 도발적인 질문에도 고개를 저었다.

그는 "사실 (우승을 못 하고)지휘봉을 내려놓는 것은 가장 쉬운 것"이라고 말한 뒤 "올해 우승을 못했다면 내년에 무조건 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홍명보 감독은 지난해 공개된 구단 다큐멘터리에서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경기가 끝난 후 라커룸에서 불 같이 화를 낸 것이 화제가 됐다. "이게 팀이야?"를 외치는 홍 감독의 말에서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그는 "당시 결과와 상관없이 선수들이 너무 나약하고 안일했다. 아무 것도 아닌데 넘어지고 파울을 얻으려고 하는 태도에 정말 화가 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 감독은 "울산에 와서 그렇게 화를 냈던 것도 그때가 처음이었다"며 "선수들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신뢰가 있었기에 그랬던 것이다. 서로 신뢰가 없었다면 화도 안 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감독은 앞으로 나아가야할 울산의 방향에 대해 좋은 비싼 선수를 데려오는 것보다 팀을 위해 희생하는 선수를 영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연히 투자는 성적과 비례되지만 단순히 좋은 선수, 비싼 선수를 데려오는 것에서 방법을 달리하고 싶다. 축구는 팀 스포츠다. 팀을 위해, 팀의 일원으로 어떠한 역할을 해야하는 지 잘 아는 선수들을 모아서 다시 한번 해보고 싶다. 그동안의 울산이 투자만 했다면, 앞으로는 조금씩 개혁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은 오는 23일 울산문수구장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와 이번 시즌 리그 최종전을 갖는다. 홍 감독은 댄스와 노래 등 특별한 세리머니를 기대한다는 팬들의 부탁에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홍명보 감독은 "특별히 생각하지 않았다. 예전부터 말이 앞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선수들보다 이슈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지금은 생각하고 있지 않으나 혹시 또 모른다"며 홈 팬들 앞에서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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