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만 해도 기분 나빠" 김정은 말에 폐허로 변한 곳, 알고 보니...

입력 2022.10.18 14:19수정 2022.10.18 16:00
"보기만 해도 기분 나빠" 김정은 말에 폐허로 변한 곳, 알고 보니...
'고성항 횟집'을 촬영한 지난 8월 27일 자 위성사진(왼쪽)과 이달 17일 모습(오른쪽). 8월과 달리 이달(사각형 안)엔 갈색 지붕이 사라지고 콘크리트 색깔만을 드러내고 있다. 출처=플래닛 랩스 중앙일보

[파이낸셜뉴스] 북한이 금강산에서 현대아산 소유의 230여석 규모 북한산 활어 횟집인 고성항횟집을 무단 철거했다.

미국의소리(VOA)는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이 금강산 관광지구 내 '고성항 횟집' 건물을 철거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8일 전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3년 전 금강산지구에서 남측 시설을 바라보다가 돌연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 소식이 전해진 뒤부터 북측은 금강산지구 내 남측 시설들을 거듭해서 때려 부쉈다.

올해 3월 현대아산 소유의 해금강호텔에 대한 철거, 4월 한국 리조트 기업 아난티가 운영하던 금강산 골프장의 8개 숙소동 해체 소식이 전해졌다.

이날은 미국의소리(VOA)가 미국 민간위성업체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을 근거로 북한이 고성항횟집도 지난달 중순 완전히 철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공개된 사진에 따르면 지난 8월28일자 위성사진에서 선명하게 보였던 평소 갈색 지붕은 사라지고, 지난달 1일 콘크리트 잔해가 만들어낸 것으로 보이는 밝은 회색으로 바뀌었다. 8일엔 주건물이 있던 자리가 콘크리트 잔해로 뒤덮였고 24일에는 작은 부속 건물마저 무너진 듯 형체가 사라졌다.

고성항 횟집은 금강산 관광지구의 북쪽 즉, 항구 부근에 위치한 시설이다. 단층 건물이지만 폭 80m의 작지 않은 규모로 금강산 관광객을 맞이하던 곳이다. 소유주는 현대아산, 운영은 일연 인베스트먼트가 맡는 구조로 2003년 12월 개관했으며 총 236석을 갖췄다.

"보기만 해도 기분 나빠" 김정은 말에 폐허로 변한 곳, 알고 보니...
철거 이전의 금강산 관광지구 내 '고성항 횟집'. 출처=통일부


VOA에 따르면 지난 8월28일자 위성사진에서 선명하게 보였던 고성항횟집의 갈색 지붕은 지난달 1일 일부 뜯겨나간 흔적이 보였다. 8일엔 주건물이 있던 자리가 콘크리트 잔해로 뒤덮였고 24일에는 작은 부속 건물마저 무너진 듯 형체가 사라졌다.


현재 문화회관과 온정각, 구룡빌리지, 금강펜션타운 등은 전면 철거된 상태로, 지금까지 온전한 건물 형태를 유지 중인 한국 측 자산은 이산가족면회소와 온천빌리지 등 일부에 불과하다고 매체는 전했다.

김 위원장이 이 일대 한국 측 시설에 대한 해체를 명령한 만큼 나머지 건물들도 조만간 철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정부당국자는 "우리 측의 거듭되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우리 재산권에 대한 불법적 침해를 계속하고 있는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북한의 우리 측 재산에 대한 철거 행위는 명백한 남북 합의 위반으로 북한은 지금이라도 이러한 일방적 행동을 즉각 중단해야 하며 이와 관련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음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