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대구의 한 10대 청소년이 숙박업소 벽을 부수는 영상이 뒤늦게 조명돼 뭇매를 맞고 있다. 이 청소년은 "반성하고 있다"며 수리비도 지급했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대구 모텔 파괴 고등학생'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대구의 한 숙박업소 객실에서 속옷만 입은 A군(19·남)이 등장한다. 이 방에는 A군을 비롯해 남성 일행 4~5명이 함께 있었다.
팔에 문신이 있는 A군은 같이 있던 일행의 "원~투!" 소리에 맞춰 온 힘을 다해 팔꿈치를 벽에 내리꽂았다.
팔꿈치를 탈탈 턴 A군은 샤워가운을 입은 친구에게 다가갔고, 손등에 이상이 없나 쳐다봤다. 영상 속에서 초인종이 계속 울렸지만, 누구 하나 문을 열지 않고 무시했다.
또 이 벽은 이미 누군가 몇 차례 주먹으로 내리꽂은 흔적이 가득했다. A군이 벽을 부수는 영상은 3개월 전 유튜브에 올라온 것으로, 같은 객실에 있던 친구가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A군은 지난 14일 유튜버 B씨가 진행한 생방송에 출연해 벽을 부수게 된 이유와 후기를 전했다.
검정고시로 고등학교를 졸업했다고 밝힌 A군은 현재 19세였다. 그는 "기분 좋아서 객기 부리다가 잘못된 행동을 했다"며 "(잠자고) 일어나서 수리비 80만원 정도 든다고 해서 80만원 바로 드렸고, 가정법원에서 보호관찰 처분받고 끝났다"고 말했다.
이어 "잘못한 거 알고 반성하고 있다. 다른 건 안 부수고 석고보드만 부쉈다. 변상은 확실히 해드렸다"면서 "제가 진짜 잘못했다. 어리석었다"고 고개 숙였다.
또 A군은 "중학교 2학년 때 오토바이 절도하다가 보호관찰 위반으로 소년원에 간 적이 있다"며 "싸움은 별로 안 해봤다. 부순 것 중에 가장 비싼 게 이번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정신 차리고 운동만 하면서 조용히 살고 있다. 하고 싶은 건 트레이너라서 자격증을 알아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B씨는 A군에게 "대구 모텔 찾아다니면서 청소해 드리는 봉사활동이나 해라"라면서 "사고 많이 치게 생겼다. 건전하게 운동하면서 지냈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뉴스1이 해당 숙박업소를 취재한 결과, 당시 현장에 있던 직원은 새벽에 무언가 부수는 소리를 듣고 A군이 예약한 객실에 찾아갔다.
초인종을 눌러봤지만, A군을 비롯한 일행들은 문을 열어주지 않았고 이에 직원은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경찰은 함부로 문을 열 수 없다며 돌아갔다.
이후 숙박업소 사장이 다음 날 오전 9~10시쯤 출근해 경찰에 다시 신고했다. 사장은 출동한 경찰관 3명과 동행해 A군이 머물고 있는 객실에 초인종을 눌렀다.
당시 경찰이 "민원이 들어와서 방에 이상이 있나, 없나 확인해봐야 한다"고 한 뒤에야 문이 열렸다. 사장은 "벽이 다 부서진 객실 상태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회상했다.
사장은 "수리비로 80만원을 요구했으나, 학생들이 합의해달라고 해서 60만원에 합의했다"며 "학생들은 경찰 조사받았고, 합의서 작성하고 끝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