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 중 말벌에 쏘여 숨진 직원 빈소 간 익산시장, 한 말이...

입력 2022.10.17 07:21수정 2022.10.17 16:52
작업 중 말벌에 쏘여 숨진 직원 빈소 간 익산시장, 한 말이...
정헌율 전북 익산시장이 1일 익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선8기 공약 이행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fnDB
[파이낸셜뉴스] 최근 전북 익산에서 풀베기 작업을 하던 익산시 소속 60대 기간제 근로자가 말벌에 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유족은 익산시가 '2인 1조' 작업 지침을 지키지 않았다며 반발했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조문 과정에서 유족 측에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해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17일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4시 5분께 전북 익산시 소속 기간제 근로자 62세 A씨가 말벌에 쏘여 숨졌다. A씨는 사고 당시 한 어린이공원에서 홀로 제초작업 중이었다. 119 신고도 A씨가 직접 했다.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A씨는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고 한다. 그는 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A씨는 지난해 3월부터 넉 달 단위로 익산시와 계약을 맺고 예초 작업과 수목관리 등을 해왔다. 익산시 작업 매뉴얼에는 '예초기를 돌릴 때는 작업 보조 근로자가 거리를 두고 안전사고를 예방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었지만 A씨는 사고 당시 혼자 작업 중이었다.

유족들은 정헌율 익산시장의 태도에도 분통을 터트렸다. 정 시장은 사고 이틀 뒤인 7일 저녁 7시쯤 익산시 공무원들과 A씨 빈소를 찾았다.

유족에 따르면 정 시장은 분향소에서 조문을 마친 뒤 자리를 옮기는 과정에서 유족이 앉아 있는 테이블을 향해 '안녕하십니까'라는 인사말을 건넸다. 한 친인척이 "장례식장에서 무슨 말을 그렇게 하냐. 여기에 안녕한 사람이 있어 보이냐. 유족은 슬픔에 잠겨 있는데…"라고 항의했다.

이에 정 시장은 "더 이상 할 말 없다"며 자리를 떠났다. 이때 수행원 가운데 일부가 유족에게 "우리가 죄를 지었냐", "시장님이 어렵게 오셨는데 그렇게 말하면 되느냐"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시장은 논란이 일자 "유족인 줄 모르고 한 말"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유족은 정 시장과 담당 공무원 등 5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와 직무유기 혐의로 17일 경찰에 고소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고용노동부는 익산시를 상대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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