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8월말 경기도 성남의 사회복지시설인 '안나의 집'에서 봉사활동을 한 것이 뒤늦게 전해졌다.
이탈리아 출신 김하종(세례명 빈첸시오 보르도) 신부가 운영하는 무료급식소인 '안나의 집'은 매일 400~500명의 청소년·노숙인 등 소외계층에게 식사를 제공하면서 이들의 자활을 돕는 곳이다.
김하종 신부는 지난 15일 자신의 SNS를 통해 김 여사가 지난 8월31일 '안나의 집'에서 2시간 가량 배식과 설거지 등의 봉사활동을 했던 사실을 소개했다.
김 신부는 "며칠 전 봉사를 시작하기 위해 급식소로 내려가는데 안나의 집 건물 앞에 마스크를 쓴 여성 두 분, 건장한 남성 한 분이 나타나셨다"며 "그분들은 '봉사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으셨고 당연히 반갑게 급식소로 함께 내려갔다"고 했다.
김 신부는 "급식소에서 설거지를 위해 커다란 비닐 앞치마를 드렸고 그분들은 그 앞치마를 입으시고 2시간 동안 열심히 설거지를 하셨다"며 "묵묵히 성실하게 일하시는 그 봉사자들을 보며 기쁘고 반가운 마음으로 지켜봤었던 기억이 있다"고 전했다.
봉사가 끝난 뒤 김 여사 일행과 차를 마시면서 봉사활동을 했던 사람이 김건희 여사라는 말을 들은 것을 전한 김 신부는 "김건희 영부인이란 말씀을 듣고 순간 깜짝 놀라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며 "사회적 지위에 상관없이 성실하고 겸손하게 봉사하셨기 때문에 참 반가웠다"고 강조했다.
이어 "또 안나의 집 가출청소년들과 노숙인에 대해 많은 질문과 관심을 가져 주시고 봉사에 관한 체험,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놀랍고 기뻤다"며 "이야기 끝에는 저에게 기도해달라고 부탁하시고 그 날 급식소에서 일하는 모든 직원들을 불러서 고맙다고 인사드린 다음에 조용히 떠나셨다.
김 여사의 봉사활동 소식이 전해지자, 대통령실은 16일 "김 여사는 봉사활동을 마치고 우리나라의 소외계층을 위해 30여년간 헌신하신 김 신부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함께 기도를 드렸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김 신부는 며칠 전 '정인이 사건' 2주기를 앞두고 고인을 추모한 김 여사의 소식을 접하고 당시 봉사활동이 떠올라 SNS에 글을 남겼다고 한다"며 "김 여사는 미혼모와 장애아동, 노숙인 등 사회적 약자와 자연재해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분들을 위한 비공개 봉사활동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