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자랑 좀” 아파트 5층서 추락한 아이 구한 초등생 아빠가 올린 글

입력 2022.10.13 13:21수정 2022.10.13 14:27
“아들 자랑 좀” 아파트 5층서 추락한 아이 구한 초등생 아빠가 올린 글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초등학생들이 아파트 5층에서 추락한 3세 여자아이를 발견해 신속히 구호 조치한 사연이 온라인상에서 퍼지며 많은 네티즌의 찬사를 받고 있다. 이에 아이를 구한 한 초등학생의 아버지가 “칭찬해주시면 나중에 스크랩해서 아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며 뒷이야기를 전했다.

12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아들 자랑 좀 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3살 여아, 아파트 5층서 추락...초등학생이 구했다’는 내용의 언론 기사를 캡처한 사진을 올리면서 자신이 해당 초등학생을 둔 아버지라고 밝혔다.

A씨는 “지난 9일 일요일 낮 아들에게 전화가 왔다”며 “초등학교 5학년인 저희 아이가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데 갑자기 ‘쿵’ 하는 소리가 나더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A씨의 아들과 친구들이 무슨 일인가 해서 달려가 보니 3살 정도로 보이는 아이가 떨어져 있었다고 한다.

학생들은 아이를 안아서 벤치로 옮겨 눕혔다. A씨의 아들은 “너는 119에 전화하고, 너는 112에 신고해”라고 말한 후 자신은 아이의 동향을 살피면서 옷도 덮어주고 아이가 숨을 쉬는지 확인했다고 한다.

A씨는 “그런 이야기를 전화로 이야기 하길래 ‘잘했다, 기특하다’ 했더니 (아들은) 되려 ‘너무 당연한 일을 왜 칭찬하는지 모르겠다’며 부끄러워 했다”라고 아들의 반응을 함께 전했다. 그는 “119 대원이 아이들에게 너무 잘했다며 칭찬을 해주고 돌아갔는데, 그게 내심 너무 뿌듯했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A씨는 “그렇게 지나갈 줄 알았던 일이 어제 뉴스에 나왔다”며 “아이들의 대처가 너무 기특해서 부모님에게 자랑은 했지만 이게 또 막상 뉴스화되니 아비로서 또 자랑하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아들, 그리고 아들 친구들 모두 잘했다고 칭찬 좀 해달라. 나중에 스크랩해서 보여주겠다”고 했다.

A씨의 설명대로 해당 사고는 지난 9일 오후 4시 36분께 창원시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했다. 아파트 5층에서 3살 여야 B양이 지상 화단으로 추락한 것이다.

해당 아파트 1층에 거주해 우연히 현장을 목격한 창원시의회 이우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전했다. 그는 “거실 바깥쪽 화단에 뭔가 떨어지는 소리가 ‘퍽’하고 난 뒤 놀이터에서 놀던 아이들이 1층 베란다 창문 앞까지 와서 웅성거렸다”며 “창밖을 내다보았더니 어린아이가 우리집 창문 바로 아래 누운 채 넋 나간 표정으로 눈만 꿈뻑거리고 있었고, 몇 명의 초등학생들이 모여 서서 누구는 누운 아기에게 말을 걸고, 누구는 119로 전화를 돌리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다행히 아이는 화단에 심어져 있던 나무에 먼저 부딪히며 떨어지는 속도가 줄어 크게 다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B양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에 의해 신속하게 병원에 도착했고, 등에 찰과상을 입은 것 외에 큰 외상을 입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B양은 어머니가 아이가 잠든 것을 보고 잠시 마트에 간 사이 사고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시의원은 “추락한 아기를 발견하고 상태를 확인한 후, 벤치로 옮겨 눕히고 119에 연락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한 초등생 아이들이 대견스럽다”고 덧붙였으며, 창원시의회는 B양을 적극적으로 도운 초등학생들에게 의장 명의의 표창을 수여할 계획이다.

A씨의 글에는 “자랑스러우시겠어요” “아침에 기사로 접했는데 아드님 너무 대견하네요” “자랑 맘껏 하셔야겠어요” “자랑스럽고 사랑스러워요” “잘 키우셨습니다” 등 A씨의 아들을 칭찬하는 네티즌들의 댓글이 쏟아졌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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