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포항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9일 낮 12시 16분께 포항시 남구 대도동 한 모텔에서 투숙 중이던 여성 3명 중 70대 A씨가 숨지고 70대 B씨는 심정지, 60대 C씨는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10일, 11일 잇따라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9일 퇴실 시간이 지나도 인기척이 없는 것을 수상히 여긴 모텔 직원이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가 쓰러져 있는 이들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강원도 강릉과 정선에 주소를 두고 있는 이들은 평소 알고 지내던 사이로 지난 8일 오후 포항에 있는 지인을 만나기 위해 승용차를 타고 포항으로 내려온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타살 흔적이 없는 데다 유서가 발견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극단적 선택은 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이들의 사망원인을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사고사로 추정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한 결과 숨진 상태였던 A씨와 의식저하 상태에서 병원으로 이송돼 응급처치를 받던 중 숨진 B씨의 체내에서 다량의 일산화탄소가 발견됐다. 경찰은 심정지 상태로 이송된 후 숨진 70대 C씨에 대한 부검을 12일 실시할 예정이며 이들이 포항을 방문한 동기 등을 파악하기 위해 휴대폰 통화 내역을 분석 중이다.
경찰은 A씨 등이 묵은 객실 바로 위 옥상에 보일러 가스가 연통을 통해 배출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집단 사망사고가 발생한 해당 모텔에서는 가스누출경보기가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오는 14일 사고가 난 해당 모텔에 대해 한국가스공사와 함께 합동 감식를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30여년 전 지어진 노후된 모텔 가스보일러에서 새어나온 일산화탄소로 안타깝게도 세 사람 모두 숨졌다"며 "모텔 업주를 업무상 과실 치사 혐의를 적용해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