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서울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로 경기지역 아파트값이 급등했지만 경기 북부와 남부의 온도차이는 사뭇 다르다. 전문가들은 서울 이동에 걸리는 시간도 중요하지만, 구체적인 입지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서울·삼성역까지 소요시간 비슷
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GTX-A노선 경기권 정거장의 서울역, 삼성역 소요시간은 파주 운정역은 각각 20분15초, 26분15초, 화성 동탄역은 각각 27분30초, 21분15초로 서로 엇비슷하게 나타났다. 서울역과 삼성역은 순서대로 서울 중심업무지구(CBD), 강남 중심업무지구(GBD) 등 서울 핵심지역의 관문이다. 운정신도시와 동탄신도시의 GTX를 이용한 서울 접근성이 유사한 셈이다. 지난 8월 국토부는 2024년 상반기 GTX-A노선 개통을 예고한 바 있다.
파주 운정신도시는 경기 북부에서, 화성 동탄신도시는 경기 남부에서 GTX-A노선 수혜를 받고 있지만 아파트 가격은 파주 운정신도시가 수억원 저렴하다. 특히 지난달 26일 파주시는 가격 상승 우려가 적다고 판단돼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기도 했다. 규제완화에도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첫째주 파주시 주간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0.36%로 지난주(-0.26%)보다 낙폭을 키웠다.
하락세에도 지역별 희비 갈려
구체적으로 파주 운정신도시아이파크(3042가구) 전용 84㎡는 지난 8월 7억6000만원에 손바뀜됐다. 최근 거래는 없지만 호가는 7억원으로 더욱 내렸다.
최고가 거래액은 지난해 7월 9억7000만원이다. 현재 호가를 기준으로 고점 대비 2억7000만원 하락했다. 운정역 역세권 브랜드 대단지로 2020년 준공한 신축이어서 파주시 대장아파트로 꼽히고 있다. 마찬가지로 운정역 역세권 단지인 상록데시앙(644가구) 전용 84㎡는 지난달 5억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0월 최고가(6억4700만원)보다 1억4700만원 내린 가격이다. 2007년 준공 단지로 인근에서 비교적 구축에 해당한다.
화성 동탄신도시는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크지만, 여전히 파주 운정신도시에 비해 수억원 비싼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2017년 준공한 동탄역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6.0(532가구) 전용 84㎡는 지난달 9억원에 매매됐다. 지난해 12월 최고가(12억7000만원) 대비 하락률은 29.1%(3억7000만원)에 달한다. 2년 전인 2020년 9월 매매가는 9억8000만원으로 지난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낙폭이 큰 편이지만 운정신도시아이파크 호가와 비교하면 2억원 더 비싸다. 동탄지역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로 동탄역 역세권 단지로 거듭날 예정이다. 동탄역시범우남퍼스트빌 전용 84㎡는 지난 9월 10억원에 실거래됐다. 최고가 거래액은 지난해 7월 14억4000만원으로 매매가 하락률은 30.6%(4억4000만원)다.
진태인 집토스 아파트 팀장은 "운정신도시는 고양 창릉신도시 등 입지적으로 더 나은 주변 택지에서 대규모 물량 공급이 예정돼 있다"며 "출판단지 등 직주근접 수요가 제한적인 점도 투자가치를 떨어뜨린다"고 말했다. 그는 "반면, 동탄신도시는 대기업 공장이 인접해 있기 때문에 서울 접근성이 유사하더라도 가격에서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heath@fnnews.com 김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