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앞으로 사람이 죽어가든 뭐든 절대 도움 주지 않을 거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아무리 생각해도 화가 난다"며 전날 오후 9시쯤 겪은 일을 공유했다.
당시 일을 마치고 퇴근하던 그는 길가에 오토바이가 넘어져 있고, 사람이 깔린 모습을 보고 급하게 대피 구역에 정차했다.
이후 A씨는 달려가 오토바이를 일으켜 세우고 운전자를 인도 쪽으로 피신시켰다. 오토바이를 세우는 내내 "괜찮으세요?"라고 물었으나 운전자는 대답이 없었다.
이에 A씨는 그가 많이 아픈 거로 생각해 "119 불러 드릴까요? 병원 가보세요"라고 재차 말을 걸었으나 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퇴근길이던 그는 최대한의 도움을 준 뒤 "조치 잘하세요"라는 말을 남기고 떠나려고 했다.
황당한 A씨가 아무 말도 못하고 가만히 있자 오토바이 운전자는 "그냥 좋게 해결하시죠?"라고 말했다.
A씨는 "너무 기가 막혔다. 화도 나고 '내가 왜 그랬을까'라는 자괴감이 몰려오더라"라며 "이후 경찰을 불러 확인하자고 했더니 그제서야 운전자가 '제가 잘 못 본 거 같다. 죄송하다'라고 말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곧바로 자리를 떠나면 A씨는 혹시라도 뺑소니로 신고 당할까 봐 두려웠다. 이에 경찰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귀가했다.
A씨는 "만약 내가 블랙박스가 없었더라면, 그분이 2차 사고를 당하든 말든 지나쳤다면, 과거 배달 일을 해봐서 안타깝다는 마음을 가지지 않았다면 하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허탈해했다.
이어 "오토바이 운전자에게 '파스라도 사서 붙이세요'라고 말하면서 5만원권을 건네려고 했다. 근데 그 5만원권이 아주 꼬깃꼬깃하게 구겨져 있는 것을 보니 더 속상하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A씨는 "다시는 그 누군가 저런 일을 당하면 그냥 지나치는 게 차라리 좋은 일이라는 생각만 든다"며 "출동한 경찰도 '진짜 좋은 일 하신 건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는데 아무 위로가 되지 않는다. 세상이 너무 변했다"라고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A씨는 "여러분도 누군가를 도울 때 본인을 변호하거나 보호할 수 있는 상황 하나쯤은 꼭 갖고 하길 바란다"며 동시에 "배달원 덕분에 집에서 편하게 음식 먹으니 마녀사냥식 비하는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