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현장서 끝까지 대피방송하던 직원, 의식불명으로 발견

입력 2022.09.27 07:16수정 2022.09.27 13:43
화재 현장서 끝까지 대피방송하던 직원, 의식불명으로 발견
대전 현대아울렛 화재 현장. 2022. 09. 26. kshoon0663@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대전 현대아울렛 화재 현장에서 구조된 40대 남성 박모씨가 다른 직원들의 대피를 돕다가 정작 본인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연기에 질식해 의식 불명에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청은 26일 아침 7시45분 발생한 대전 유성구 현대프리미엄아울렛 화재 현장에서 최초 구조된 방재센터 직원 41세 박씨가 "불이 난 직후 화재 피해를 줄이고 직원 대피를 돕기 위해 고군분투한 것으로 파악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화재가 발생한 것을 처음으로 인지한 직후 소방시설 정상 작동 여부를 점검하고 방송으로 다른 직원에게 탈출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불이 나자 인근 숙박동 투숙객과 종사자 등 110명이 대피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이후 박씨는 지하 1층 주차장 안에서 연기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시야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다. 그는 화재 발생 50여 분 만인 아침 8시 48분 지하 1층 방재실에서 발견돼 구조됐다. 박씨는 현대아울렛 방재실 담당 도급업체 직원이다.

이승한 대전유성소방서 현장대응단장은 "박씨가 방재실에 남아서 다른 직원들에게 연락을 돌리는 한편 소방시설 점검도 하고, 실내 방송도 하려고 했던 것 같다"며 "건물 안 폐쇄회로TV(CCTV)를 보면서 대피를 유도하다가 정작 본인은 대피하지 못하고 구조대가 구조를 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구조 당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박씨는 심폐소생술로 자가호흡이 가능해졌지만 의식이 없는 상태다.

한편 이날 불은 지하 1층 주차장과 연결된 하역장 근처에서 시작됐다.

소방당국은 하역장 주변에 의류 등 가연성 물질이 많아 불길이 한순간에 번진 것으로 파악했다. 이 화재로 당시 지하실에서 근무하던 근무자 8명 가운데 7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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