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반년 넘게 길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협상으로 침공을 끝내고 싶지만 우크라가 이를 거부한다고 주장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푸틴은 16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해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만났다. 그는 이 자리에서 "가능한 한 빨리 우크라이나 사태를 끝내고 싶다"고 말했다. 푸틴은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우크라 지도부가 협상 절차를 거부했다"며 "그들은 전장에서 무력으로 자신들 목표를 달성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푸틴은 지난해부터 우크라 정부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시도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러시아가 나토와 직접 국경을 맞대는 상황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푸틴은 우크라 정부를 ‘나치’라고 표현했으며 지난 2월 24일 호전적인 우크라 정부를 정부를 몰아내고 우크라 동부의 친러 반군 공화국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우크라를 침공했다. 영국 언론들은 지난 14일 관계자를 인용해 우크라가 러시아의 침공 직후 나토 가입을 포기한다는 내용의 휴전 협상안을 푸틴에게 전달했으나 푸틴이 이를 묵살하고 침공을 계속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개전 초 우크라 북부에서 목표 달성에 실패하자 동부와 남부를 차지한 채 우크라와 대치 상태를 이어갔다. 양측은 튀르키예의 중재로 휴전 협상을 시작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우크라는 이달 들어 대치 상황을 깨고 대대적인 공세에 나서 동부 지역을 상당 부분 탈환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은 지난 10일 연설에서 "푸틴이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며 "현재로서 러시아와 종전 협상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겨울이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이번 겨울엔 우크라가 (러시아군의) 점령에서 신속하게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은 모디와 대화 이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만나 같은 뜻을 전했다. 푸틴은 "에르도안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회담에서 어떤 긍정적 결과를 만들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 당연히 회담을 제안했겠지만, 오늘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푸틴은 이날 역시 우크라 침공을 ‘특별 군사작전’이라고 부르면서 "해당 작전을 조정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느린 속도로 가고 있지만 서두를 일이 없다. 변화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