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망치고 싶냐 합의하자“
"원하는 조건이 뭐냐. 다 맞춰주겠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살해사건의 가해자 전 모 씨(31)가 지난해 10월 체포됐다 풀려난 뒤, 피해자 A씨(28)에게 보낸 문자 내용이다.
A씨는 지난해 10월7일 전씨를 카메라등이용촬영, 촬영물등이용협박 등 성폭행법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다음날 경찰은 전씨를 긴급체포했고, 같은달 9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법원은 전씨의 주거공간이 일정하고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구속영장 신청을 기각했고, 풀려난 전 씨는 위와 같은 문자 메시지를 A씨에게 지속적으로 보냈다.
JTBC 보도에 따르면 전씨는 이후에도 A씨에게 합의를 종용하는 문자 메시지를 약 3달간 20~30건 가까이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참다못한 A씨는 지난 1월27일 전 씨를 추가 고소했고, 검찰은 지난 2월 전 씨를 성폭력 처벌법 위반과 스토킹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또 지난 6월에도 카메라 등 이용 촬영물 소지 등 혐의로 추가기소했고, 이후 전씨에게 징역 9년을 구형했다.
그러자 전 씨는 재판부에 반성문을 지속해서 제출했다.
하지만 전씨의 반성문을 본 A씨는 자신의 변호사에게 “반성하는 기미가 안 보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변호사는 JTBC에 “반성문도 열람해서 다 확인했는데 처벌을 덜 받기 위해 합의해 달라는 취지였다”며 “피해자로서는 진심으로 반성한다고 생각할 수가 없었다”고 전했다.
앞서 전씨는 지난 14일 일회용 위생모를 착용한 채 신당역 내부 여자 화장실에서 A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흉기에 찔린 A씨는 화장실에 있는 콜폰으로 도움을 요청했고, 역사 직원 2명과 사회복무요원 1명, 시민 1명이 현장에서 가해자를 진압해 경찰에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약 2시간 반 뒤인 오후 11시30분께 사망 판정을 받았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