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총선 출마하는 세계 1위 여성 인플루언서, 팔로워가 무려...

입력 2022.09.15 15:57수정 2022.09.15 16:05
(서울=뉴스1) 이서영 기자 = 2017년 포브스가 선정한 '전 세계 패션 인플루언서' 1위 이탈리아 모델이자 디자이너가 '극우 여성 총리' 대항마를 자처하며 이탈리아 선거 출마 의사를 밝혔다.

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에 따르면 치아라 페라그니(35)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9월25일에 당신의 목소리를 내라"며 투표를 독려하는 게시글을 올렸다.

그는 "반 파시스트, 반인종주의,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의 권익을 위해 다가오는 선거에서 반드시 당신의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현재는 '반이민·반유럽연합·강한 이탈리아'를 표명하고 있는 극우당의 조르자 멜로니가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페라그니가 이와 정확히 반대 노선을 취하면서 총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멜로니를 '저격'한 것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페라그니의 투표 독려 글엔 “지지한다”는 댓글이 이어졌고, 평소 정치 이슈를 다루지 않는 패션 잡지 등에서도 페라그니의 행보를 중요하게 보도하기 시작했다.

페라그니는 앞서 “FdI가 집권한다면 이탈리아 전역에서 낙태권이 폐지될 우려가 있다”고 발언하는 등 우파연합을 견제해왔다.

낙태권 보호에 목소리를 냈던 페라그니는 이번에는 자신의 팔로워들에게 투표장에 가라고 호소했을뿐만 아니라 어떤 정치세력을 선택해선 안되는지에 대해서도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페라그니는 또 이민자에 대한 증오 문제에 대해서도 반대하는 의견을 피력해왔다. 그는 "이탈리아에 살고 있는 외국인 부모를 가진 많은 어린이들과 젊은이들을 위한 시민법을 만들길 희망한다"고 했다.

또 밀라노에서 쫓겨난 이들을 위한 피난처를 제공하기 위해 만든 '무지개 집'(Casa arcobaleno)에 지지한다고도 표명했다.

아울러 성적 지향을 벗어나 (멜로니 대표에 투표하는 것은) LGBT와 사람, 여성의 권리를 후퇴시킬 위험이 있다고 언급하면서 "무투표로 무관심을 표명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페라그니가 온라인상에서 큰 영향력을 미치는 인플루언서인만큼 그의 행보에 이탈리아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그의 대중적 인기만큼 정치적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도 있다.

로마 루이스대학 정치학 교수인 조반시 오르시나는 “사람들은 페라그니에게 어떤 화장품을쓸지 물어볼 순 있어도 그의 손에 자신의 머리를 맡기지는 않는다”라며 “천 명당 한두 명 정도로 정치적 영향력은 미미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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