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14일 전세보증금 미반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임대차계약 체결 시 활용할 수 있는 지역별 전세가율과 보증사고 현황, 경매낙찰 통계 등의 정보를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테크 누리집을 통해 일반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지난 7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주거분야 민생안정방안'과 이달 1일 발표한 '전세사기 피해 방지방안'의 후속 조치다.
이날 공개된 통계에 따르면, 한국부동산원이 최근 3개월간 실거래 자료를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전국 기준 74.4%, 수도권 69.4%, 지방 78.4% 수준으로 집계됐다.
일반적으로 '빌라'로 통칭되는 연립·다세대주택의 전세가율은 전국 83.1%, 수도권 83.7%, 지방 78.4% 등으로 아파트 전세가율보다 높았다. 전세가율은 매매가격에 대한 전세가격의 비율로 통상 전세가율이 높아질수록 전세보증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할 위험이 커진다.
시·군·구별 아파트 전세가율은 인천 중구(93.8%)·동구(93.5%)·미추홀구(92.2%)·연수구(90.4%)·남동구(90.4%) 등 인천의 5개 구가 90%를 넘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연립·다세대주택 전세가율 통계에서는 전셋값이 집값보다 높아 전세가율이 100% 이상인 일명 '깡통전세' 우려 지역에는 충북 청주 흥덕구(128.0%)·청주 청원구(121.5%)·충주시(107.7%)·제천시(104.5%)·보은군(104.5%) 등 충북 5개 시·군이 포함됐다.
읍·면·동 기준으로 범위를 좁히면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1가 아파트 전세가율이 103.4%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100%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읍·면·동 기준 연립·다세대주택의 전세가율은 서울에서는 강서구 등촌동이 105.0%로 유일하게 100%를 넘었다.
이밖에 경기 안산 상록구 사동(111.6%)과 인천 남동구 남촌동(108.9%), 경기 오산시 오산동(103.5%), 인천 계양구 효성동(103.0%), 경기 포천시 선단동(102.2%), 경기 고양 일산동구 성석동(101.0%) 등 총 13개 동·면도 100%를 넘어 '깡통전세'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따라 전세계약 종료 후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보증사고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달 전국에서 총 511건의 보증사고가 발생했으며 사고액은 108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증사고율은 3.5%로 조사됐다.
보증사고는 수도권에 93.5%가 몰려 있었고 수도권 보증사고율은 4.2%로 지방(0.9%)의 4배가 넘었다.
지역별로는 서울 강서구(60건·9.4%), 인천 미추홀구(53건·21.0%), 경기 부천시(51건·10.5%) 등의 지역에서 보증사고가 많이 발생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보증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사고율이 높은 지역에서는 매물의 권리관계와 주변 매매·전세 시세, 임대인의 세금체납 여부 등을 자세히 살펴야 한다"며 "계약 이후에는 임대차 신고와 전입신고를 통해 우선변제권을 확보하고 전세자금 보증상품에 가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