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앱으로 만난 남성에 졸피뎀 먹여 1억 암호화폐 훔친 20대 여성, 판결이

입력 2022.09.14 15:01수정 2022.09.14 15:05
채팅앱으로 만난 남성에 졸피뎀 먹여 1억 암호화폐 훔친 20대 여성, 판결이
수원법원종합청사. 2019.5.24/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수원=뉴스1) 유재규 기자 = 향정신성의약품 졸피뎀 성분을 음료수에 타 마시게 한 후, 1억여원 상당 암호화폐를 훔친 2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5년을 선고 받았다.

수원고법 제2-1형사부(부장판사 왕정옥 김관용 이상호)는 강도상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협박 혐의로 기소된 A씨(20·여)에게 원심판결 그대로 징역 5년을 선고 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2021년 6월11일 오전 1시12분께 경기 용인시 처인구 소재 한 숙박업소 내 객실에서 B씨(43)에게 졸피뎀 성분이 담긴 음료를 먹게 해 의식을 잃게한 뒤, B씨의 휴대전화에 있는 원화 1억1100여만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훔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같은 해 4월 스마트폰 채팅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B씨와 암호화폐 관련 대화를 나누면서 알게됐다.

그러던 중, B씨가 다량의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먼저 '조건만남'을 제안했으나 거절당하자 술을 마시자며 만남을 유도했다.

A씨는 미리 한 병의원에서 졸피뎀 성분이 든 졸피뎀정 7정을 구입해 음료에 섞은 후, 모텔에서 만난 B씨에게 그 음료를 마시게 했다.

사전에 휴대전화 잠금 패턴을 기억하고 있던 A씨는 B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지자 B씨의 휴대전화에서 원화 1억1100여만원 상당 암호화폐를 자신의 계정에 이체했다.

A씨는 향후 B씨의 신고에 대비하고자 B씨의 회사, 가족 등 주변인 연락처를 미리 확보하기도 했다.

B씨는 "약 먹인 것 아니냐. 내 암호화폐 어떻게 된 것이냐"라고 따지자 A씨는 "아들, 부인, 회사 등에 내가 다 까발릴까요?"라며 협박했다.

지난 5월12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이 사건 원심에서 법원은 A씨가 과거 비슷한 사건으로 소년보호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범행을 재차 저질렀다며 징역 5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범행의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반성하며 B씨와 합의한 점은 유리한 사정이다"라면서 "하지만 졸피뎀 성분이 든 음료수를 마시게한 뒤, 가상화폐 1억원 재산을 강취한 점, B씨가 신고할 것에 대비해 B씨의 가족들의 정보를 훔친 점 등은 매우 죄질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 초기, 단순범행을 부인한 것을 넘어 'B씨가 성폭행 하려 했다. 합의금으로 가상화폐를 받은 것'이라는 등 허위진술을 해 수사혼선까지 초래하기도 했으며 또한 피해금액 상당 금액이 현재까지 회수되고 있지도 않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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