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가처분 신청하며 의미심장한 발언 "비대위 뒤에 배후는..."

입력 2022.09.13 18:38수정 2022.09.14 13:18
이준석, 가처분 신청하며 의미심장한 발언 "비대위 뒤에 배후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오후 대구 중구 김광석길 콘서트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9.4/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노선웅 기자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13일 본인이 신청한 가처분 신청에 대해 "(당이) 가처분에 대해 인용·기각 승부보다 각하를 노릴 것"이라며 "징계 등을 통해 직이나 당적을 박탈하고 법원에 '가처분할 필요 없다'고 하는 게 목적 아닐까 싶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MBC와의 인터뷰에서 "그렇게 하려는 것 외엔 늦게 할 이유가 없다. 진짜 가처분에 자신이 있다면 빨리 끝나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이 전 대표가 신청한 2~3차 가처분 신청(주호영 비대위 체제 위원들 직무 정지 및 전국위원회의 당헌 개정안 의결 효력정지)은 오는 14일 법원 심문이 진행된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직무정지를 골자로 하는 4차 가처분 신청은 28일 열린다.

이날 상임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친 '정진석 비대위'에 대해선 "무리수를 두는 것 자체를 싫어해서 복지부동하는 게 보수정당의 덕목 같은 것인데 무리하게 밀어붙인다는 건 뒤에 독전관(전문을 소리내어 읽는 벼슬아치)이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 1열 비대위원이 쓰러지니까 2열 비대위원 보고 (전투에) 가라는 것"이라며 "뒤로 물러나면 기관총으로 쏜다고 하고 있는 것이다. 기관총을 누가 들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누군가가 있다"고 부연했다.

이 전 대표는 과거 당이 무한도전에 대해 방송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음을 언급하며 "지금 와서 '가처분을 과도하게 한다, 사법적으로 자제해야 한다'고 하는 건 식언에 가까운 행위"라며 "과거 힘이 약하고 야당이라 생각하니까 법원으로 가져갔던 것인데 그보다 더 힘이 약한 저는 당연히 권리를 요구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3~4차 가처분 신청 인용 가능성에 대해선 "된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사람을 위해 법을 만든다든지 사람 하나 잡으려고 법을 만드는 건 굉장히 나쁜 행동이다. 일이 벌어진 다음 소급해서 적용하려 하는 건 굉장히 안 좋은 행동"이라며 "그런 것들이 아주 명징하게 판단을 받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당을 향해서는 "(앞서 가처분이) 인용되자마자 저녁부터 인정할 수 없다부터 시작해서 난리를 쳤다"며 "이번엔 어떻게 대응할지는 모르지만 좀 가만히 있었으면 좋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앞서 윤상현 의원을 '신(新)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지목했던 것에 대해선 "대통령 입장에서는 정무적으로나 전략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을 선호할 것"이라며 "당내 그런 능력을 일정 수준 갖춘 사람은 거기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윤 의원과 대통령이 사적인 친분이 깊은 건 제가 알고 있어 지목한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권성동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을 향해서는 '과거 김무성 대표를 따라다니던 1기 윤핵관'이라 지칭하며 "무리지어 사는 정치를 선호하는 특성이 있고, 대통령이 바랐던 문제해결 능력은 전혀 없다"고 직격했다.

16일 경찰의 소환이 예정돼 있다는 질문에는 "제 변호사들이 특정 일정에 경찰과 합의했다는 얘기는 못 들었다"며 "어느 선에서 그런 것들을 흘리면서 유도하는지 모르겠지만 합의된 날짜는 아닌 것으로 안다"며 확답을 피했다.

이어 경찰 출석은 하겠다고 밝히면서도 "변호인단에 가처분 일정과 섞이지만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만 얘기했다"고 말했다. "가처분에서 제가 직접 변론을 하러 가기 때문에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유승민 전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 등 복귀 가능성에 대해선 "보수 유튜버 같은 사람들이 유 의원을 악마화 해놓는다"며 "유 의원을 아는 입장에서 봤을 땐 쉽게 판단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앞선 선거에서) 본인 장점을 강화해야 하는 지점을 안 한 게 안타까웠다. 그런 점을 보완하면 괜찮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조금은 전략적이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당 창당 가능성에 대해선 "저같이 보수 정치를 바닥부터, 당원 구조부터 개혁해보고 싶다고 하는 사람들이 창당을 선택하는 것은 무리수"라며 "창당은 대통령제 국가에선 대통령이 되고 싶은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는 대구 서문시장에서 진행됐다. 인터뷰 도중 시민들에 이 전 대표를 향해 인사하거나 악수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본인 명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터뷰 영상을 공유하며 "선거 때마다 서문시장에서 인사만 하고 갔는데 나중에 와서 칼제비 먹고 가겠다고 했던 약속 오늘 지켰다"고 적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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