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수리부엉이에 짱돌 던져 논란된 유튜버 "고양이들이..."

입력 2022.09.13 12:04수정 2022.09.13 13:41
천연기념물 수리부엉이에 짱돌 던져 논란된 유튜버 "고양이들이..."
수리부엉이가 고양이를 위협한다고 판단한 유튜버가 짱돌로 수리부엉이를 쫓아냈다고 밝혔다. (유튜브 갈무리)


천연기념물 수리부엉이에 짱돌 던져 논란된 유튜버 "고양이들이..."
수리부엉이가 고양이를 위협한다고 판단한 유튜버가 짱돌로 수리부엉이를 쫓아냈다고 밝혔다. (유튜브 갈무리)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길고양이를 돌보는 채널을 운영하는 한 유튜버가 천연기념물인 수리부엉이에게 짱돌을 던져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8일 유튜버 A씨는 방송 중 새끼 고양이를 노리는 수리부엉이를 쫓아내는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서 그는 평소 밥을 챙겨주던 길고양이들을 돌보고 있었고, 이때 전봇대 꼭대기에 앉아 있는 수리부엉이를 발견했다.

A씨는 고양이들이 경계 태세를 보인 이유가 이 수리부엉이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전봇대 위에 수리부엉이 보이냐. (수리부엉이가) 어미도 물고가고, 새끼도 당연히 물고 간다"며 "저 XX(수리부엉이) 때문에 고양이들이 쫄아있구나?"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 오해는 하지 마세요. 제가 부엉이를 싫어해서 그런 게 아니다"라며 "솔직히 지금 공원에는 수리부엉이가 있으면 안 되지 않냐. 공원에 수리부엉이가 왜 있냐"고 고양이들을 걱정했다.

그러면서 "일단은 내가 쫓아낼 테니까 얘(고양이) 좀 잘 봐달라"고 부탁한 뒤 수리부엉이를 찾아 나섰다.

몇 분 뒤 그는 "아빠 부엉이 쫓아냈다"며 뿌듯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당시 그는 수리부엉이가 천연기념물인 것을 인지한 상태였다.

그는 "이게 말이 되냐. 이 짱돌로 한 방에 보냈다. 죽인 게 아니라 멀리 날아가게 했다"면서 "고양이들 행동이 평소랑 달랐다. 되게 경계하고 두려워한다. 그래서 짱돌 가지고 한 방에 보냈다. 맞추진 않았고 놀라게 해서 산으로 보냈다. 오해하지 마라"라고 설명했다.

이 영상을 본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영상이 공개된 직후 일부 누리꾼들은 "수리부엉이 너무 무섭다. 고양이에게는 공포의 대상인데 잘 쫓아냈다"며 그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수리부엉이가 멸종위기 2급으로 지정된 천연기념물인 것을 언급하며 "고양이만 생명 있냐. 자연의 섭리인데 제발 좀 놔둬라"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A씨는 문제의 영상 댓글 창을 폐쇄하고 12일 라이브 방송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수리부엉이에게 아무런 유해를 가하지 않았다. 실질적 돌팔매질도 없었다"면서 "가까이 가서 빛을 비췄을 때 수리부엉이가 도망갔다. 전봇대 꼭대기에 있는 수리부엉이를 돌로 어떻게 맞히냐"고 했다.

또 "돌보던 고양이는 며칠 뒤 입양 갈 아이였고, 입양처도 정해져 있었다"며 "수리부엉이가 얘를 노려보고 있으니까 쫓아낸 거다.
이 아이를 물고 갈 수도 있는데 그럼 그냥 가만히 두냐"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A씨는 "수리부엉이 천연기념물인 거 맞고, 돌을 던졌다고 과장해서 얘기했는데 법적 문제가 된다면 책임지겠다. 정상적인 비판은 받아들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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