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왜 이러죠?" 방송 중 말 더듬은 앵커, 동료 덕에 살았다

입력 2022.09.08 07:06수정 2022.09.08 11:33
"오늘 왜 이러죠?" 방송 중 말 더듬은 앵커, 동료 덕에 살았다
방송 중 갑자기 말을 계속 더듬으며 진행하는 줄리 친 앵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뉴스를 진행하는 도중 갑자기 말을 더듬어 방송 사고를 냈던 앵커가 알고보니 뇌졸중 초기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6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 지역방송국 KJRH의 줄리 친 앵커가 지난 3일 주말 아침 뉴스를 진행하던 중 갑자기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

친은 첫 소식으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아르테미스Ⅰ' 로켓 소식을 전했다. 그러나 "털사 항공…항공우주 박물…박물관에서 발사 행사를… 행사에서… 행사에서는… 실시간으로…"라며 한 문장도 제대로 말하지 못했다.

원하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자 뉴스 리포팅을 중단하고 "아침부터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모두에게 사과한다. 날씨부터 살펴보겠다"라면서 기상센터로 마이크를 넘겼다.

이 과정에서도 기상캐스터의 이름을 더듬거리며 부르는 등 실수를 반복했다.

화면이 전환된 후 이상을 느낀 방송국 동료는 즉각 911에 신고했다. 병원으로 이송된 친을 진단한 의료진은 친이 '뇌졸중 초기 증세'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친은 바로 응급센터에 신고해 준 동료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친은 "뉴스를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아주 멀쩡했는데 뉴스 시작 몇 분 만에 상황이 바뀌었다"며 "처음에 한쪽 눈이 안 보이더니 잠시 후 손과 발이 저렸고, 이후 프롬프터에 적힌 글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고 증상을 설명했다.

의료진에 따르면 이는 모두 뇌졸중의 핵심 전조 증상이다. 뇌졸중의 대표적 증상은 신체·안면 마비, 감각 이상, 언어 장애 등이다. 특히 웃는 표정을 짓거나 팔을 들기 힘들 경우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권고된다. 뇌졸중은 시기를 놓치면 치료가 극히 어려워지기 때문에 6시간 안에 병원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친은 복귀를 준비 중이다.


스탠퍼드대 뇌졸중 센터의 닐 슈워츠 박사는 NYT에 "친 앵커는 일과성 뇌허혈 발작(TIA)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과성 뇌허혈 발작은 혈관에 일시적으로 혈액이 흐르지 않아 뇌경색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났다가 24시간 이내에 사라지는 질환이다. 이를 겪은 후에는 뇌졸중 발생 위험이 커진다고 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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