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에 떠내려간 포항 펜션 논란에 주인 아들 "우린 망했지만..."

입력 2022.09.07 08:41수정 2022.09.07 09:45
태풍에 떠내려간 포항 펜션 논란에 주인 아들 "우린 망했지만..."
태풍 '힌남노'의 강풍과 폭우 탓에 6일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읍의 한 풀빌라가 물에 떠내려가 있다.

[파이낸셜뉴스]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경북 포항 지역을 강타한 가운데 펜션 건물 한채가 통채로 강물에 떠내려 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6일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읍 항사리 지역의 한 풀빌라 건물이 주변 지반 유실로 내려앉았다. 이 건물은 폭우로 일대 지반이 침하하면서 무너진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4월 문을 연 이 풀빌라는 숲속 전경을 볼 수 있고 수영장이 갖춰져 있어 인기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이 담긴 사진이 언론과 온라인커뮤니티 등을 통해 알려지며 일각에서 '부실 공사' 의혹이 제기되자 펜션 측은 "아버지의 자부심이 담긴 건물"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나섰다.

해당 펜션을 운영하는 A씨는 자신의 개인 SNS에 "힘든 와중에 댓글에 부실 공사라든지 바이럴(마케팅)이라고 하는 등 농담 섞인 유언비어가 있어서 못 참고 글을 적게 됐다"고 밝혔다.

A씨는 해당 펜션에 대해 "20년을 넘게 건설업에 종사하신 아버지께서 노후를 위해 직접 지으신 펜션"이라며 "남은 인생을 함께할 동반자를 짓는 마음으로 튼튼하고 안전하게 지었다고 자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너진 건물뿐 아니라 그 앞에 있던 주차장 부지까지 약 30m 가까이 지반이 침식됐다"며 "이는 인근 오어저수지에서 물이 넘쳐 위쪽 도로와 제반 시설들이 무너지면서 그 토사와 나무들이 떠밀려 와 지반을 침식시켰기 때문일 뿐, 건축상의 부실 공사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히려 C동이 튼튼하게 지어져 범람하는 토사를 버텨주었기에 뒤에 남은 나머지 건물이 무사했다"며 "실제로 (강바닥으로 내려앉은) 건물은 금 가고 깨진 곳 하나 없이 튼튼하다"고 부연했다.

태풍에 떠내려간 포항 펜션 논란에 주인 아들 "우린 망했지만..."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읍 항사리의 한 풀빌라가 폭우로 인해 지반이 약해져 내려앉은 모습. 뉴스1


그러면서 "비록 새로 지은 건물이 무너졌고 그로 인해 저희는 파산할지도 모르지만 (펜션을) 짓지 않았다면 인명피해가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아버지께선 '우리 집은 망했어도 덕분에 한 명도 죽지 않고 살았다'고 하셨다"고 밝혔다.


끝으로 "부실 공사라든지 바이럴(마케팅)이라고 하는 등의 댓글은 우리 가족에게 조금은 아픈 얘기다. 부디 자제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A씨는 해당 글에 손님들의 대피가 끝나고 건물을 지키고 있는 부모님의 사진을 함께 올려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태풍에 떠내려간 포항 펜션 논란에 주인 아들 "우린 망했지만..."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강바닥에 내려앉은 포항 남구 오천읍의 한 펜션 건물을 바라보는 펜션 주인 A씨의 부모님. 사진=펜션 주인 A씨 인스타그램 캡처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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