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기상청에 따르면 한반도 2~3배 크기 초강력 태풍 ‘힌남노’는 6일 오전 9시쯤 경남 거제에 상륙할 예정이다. 이날 오전 10시쯤 부산과 가장 가까워진 뒤 오전 11시에는 울산을 지나간다. 이후 동해로 빠져나간다는 게 기상청 예상이다.
힌남노는 이전에 국내에 상륙한 태풍 가운데 가장 강력했던 '사라'와 '매미'보다도 강한 상태에서 상륙해 큰 피해가 우려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역대급 태풍인 힌남노가 한반도에 상륙할 경우 한 번도 예상하지 못했던 태풍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중국·홍콩·대만 기상당국도 힌남노가 한국에 상륙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만이 부산을 스쳐 지날 것이라 예상했다. 미국의 합동태풍경보센터는 미국 해군과 공군의 전략 합동 기관으로 태평양과 인도양의 태풍 활동을 감시하고 있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는 "힌남노가 정체하는 기간 진로와 속도에 대해 수치예보모델 간 편차가 있다"라면서 "정체기 불확실성 때문에 태풍 예보 신뢰도가 낮다"라고 밝혔다.
■한반도 2~3배 크기 '힌남노'..한반도 영향 피하지 못해
현재 힌남노의 크기는 한반도의 2~3배에 달해 태풍의 중심을 기점으로 반원의 면적만으로도 우리나라 전국을 뒤덮을 크기다. 사실상 한반도 상륙 등 예상 경로를 따지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평가도 있다. 태풍은 상륙 여부와 상관없이 5~6일 우리나라에 가장 강한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예상 경로에 따라 강수 집중구역의 차이만 있을 뿐 유럽중기예보센터모델(ECMWF)과 영국기상청통합모델(UM) 모두 이번 태풍으로 700㎜ 이상의 강수를 전망하고 있다. 4~6일쯤 예상되는 강풍의 세기는 사람이나 커다란 돌도 날아갈 수 있는 정도가 될 전망이다.
힌남노는 지난 2일 밤부터 정체를 끝내고 느리게 북상하고 있다. 대만 남동쪽 약 430km 부근 해상에서 시간당 7km의 속도로 매우 느리게 북상하고 있다. 태풍은 4일 일본 오키나와 서쪽해상을 지나 북상할 전망이다. 5~6일에 전국이 태풍의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경남 지역 원전 등 주요 산업시설 피해 대비해야...재난 컨트롤타워 초비상
태풍 힌남노는 역사상 최악의 피해를 입혔던 1959년 태풍 사라와 예상 이동경로가 유사하다. 상륙이 예상되는 거제 인근 남해안에는 국가산업단지(여수) 제철소(광양) 조선해양 플랜트(거제) 화력발전소(고성) 원자력발전소(부산 기장) 등이 모여있어 각별한 대비가 요구된다.
힌남노가 현재 예상보다 조금 더 서쪽으로 치우쳐 거제에서 직선거리로 25㎞ 떨어진 통영으로 상륙할 경우 경주, 포항까지 태풍의 위험반원에 들 수 있다. 50㎞ 떨어진 여수로 들어올 경우 진주, 대구도 위험반원 내에 놓이게 된다. 상륙지점이 서쪽으로 이동할수록 위험반원에 포함되는 지역이 넓어지게 된다.
현재 힌남노의 예상 경로와 강도는 63년 전 태풍 사라를 꼭 닮았다. 사라는 당시 중심기압 951.5h㎩로 경남 통영을 통해 내륙을 관통했다. 힌남노의 내륙 진입 때 예상되는 중심기압은 955h㎩로 사라와 비슷하다.
추석 연휴를 덮친 사라의 영향으로 603명이 목숨을 잃고 246명이 실종되는 등 최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부상자는 2533명 발생했고, 재산 피해액도 5조4700억원대에 이르렀다.
슈퍼 강풍과 헤일에 피해 우려 커..정부 당국 초긴장
태풍 힌남노의 6일 상륙이 예고된 가운데 주말부터 전국에 비가 내리면서 점차 영향권에 들어갈 전망이다. 행정안전부(장관 이상민)와 전국 지방자치단체들도 초긴장 상태다.
대한민국의 심장부인 서울시가 역대급 폭우로 큰 피해를 본지 얼마되지 않은 뒤여서 더욱 긴장하고 있다. 힌남노 재난으로 인한 역대급 피해를 막기 위해 정부 컨트롤타워도 분주하게 대비에 나설 전망이다.
주말 동안에는 3일부터 제주도와 남부지방, 강원영동 등부터 비가 시작될 전망이다. 4일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올 전망이다.
특히, 제주도에서는 시간당 50mm 내외, 남해안에서는 시간당 30mm 내외의 돌풍과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매우 강한 비가 올 전망이다. 폭풍 해일도 우려된다. 태풍이 차차 접근하면서 높은 파고가 더해짐에 따라, 4~5일 제주도, 남해안 등이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