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머리카락 때문에 해고된 여성 앵커..놀라운 후폭풍

입력 2022.09.01 11:02수정 2022.09.01 13:21
흰 머리카락 때문에 해고된 여성 앵커..놀라운 후폭풍
CTV에서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밝히는 리사 라플람. 리사 라플람 트위터 캡처

[파이낸셜뉴스] 한 캐나다 방송국 간판 앵커가 '하얗게 센 머리카락' 때문에 해고 됐다는 소식에 곳곳에서 그를 지지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웬디스 캐나다는 지난 25일 트위터에 회색머리로 변한 웬디 그림을 게시하면서 "왜냐하면 '★(스타)'는 머리 색에 상관 없이 '스타'다"라는 문구와 '리사 라플람'의 이름을 해시태크로 달았다.

흰 머리카락 때문에 해고된 여성 앵커..놀라운 후폭풍
빨간 머리에서 회색 머리로 로고를 바꾼 웬디스. 웬디스 캐나다 트위터 캡처


도브 캐나다도 회사 로고를 회색으로 바꾸고 "나이듦은 아름답다"는 광고를 트위터에 올렸다. 도브는 "나이 든 여성들이 직장에서 배제되고 있다"며 "여성들이 그들 자신의 방식대로 아름답게 나이들 수 있도록 우리 함께 응원하자"고 밝혔다.

이는 최근 흰머리를 염색하지 않고 뉴스를 진행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캐나다 CTV 뉴스프로그램 '내셔널 뉴스'의 수석 앵커 리사 라프람을 지지하기 위한 광고들이다

라프람은 30년 넘게 뉴스를 진행해왔지만 지난달 15일 회사로부터 갑작스러운 해고 통보를 받았다. 라프람은 지난달 16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영상에서 "CTV의 모회사인 벨 미디어로부터 해고당했다"며 "내 선택이 아닌 방식으로 CTV를 떠나는 건 참담하지만, 그동안 뉴스를 할 수 있었던 건 내 인생의 가장 큰 영광이었다"고 밝혔다.

여론이 주목한 건 그의 하얗게 센 머리카락이다. 2년 전 코로나19 확산으로 미용실에 갈 수 없었던 라플람은 최근 2년간 백발로 방송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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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색을 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흰머리로 캐나다 CTV '내셔널 뉴스'를 진행하던 리사 라플람이 갑작스레 해고되면서 성과 연령 차별이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CTV 방송 캡처

앵커 교체는 "사업상 결정에 따른 것"이라는 CTV의 해명에도 후폭풍은 거세다. 한 외신에 따르면 지난 1월 CTV의 새 수장이 된 마이클 멜링은 "누가 흰머리를 해도 된다고 승인했느냐"면서 라플람의 머리카락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SNS상에서는 북미권의 여러 기업을 비롯한 누리꾼들이 라플람에 대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 웬디스에 이어 도브 캐나다도 지난주, 팔로워들에게 소개 사진을 회색으로 바꾸자는 캠페인을 시작했고 여성 단체에 10만 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캐서린 맥케나 전 캐나다 환경부 장관은 "베테랑 저널리스트에 대한 끔찍하게 부당한 대우"라며 "부끄럽다"고 비난했다.

또한 아만다 왓슨 사이먼프레이저대학 사회학과 교수는 "나이 든 남성의 권위와 편안함을 신뢰하면서 나이 든 여성은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2011년 라플람이 '내셔널 뉴스'의 수석 앵커 자리를 꿰찼을 때 전임 앵커였던 로이드 로버트슨이 77세 였다는 것을 꼬집은 것이다.


미국 스포츠잡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스윔슈트' 또한 "당당하게 나이 드는 여성들을 지지하기 위해 도브와 연대한다"고 밝히며 일론 머스크의 어머니 메이 머스크가 백발로 표지를 장식했던 사진을 리트윗하기도 했다.

흰 머리카락 때문에 해고된 여성 앵커..놀라운 후폭풍
염색을 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흰머리로 캐나다 CTV '내셔널 뉴스'를 진행하던 리사 라플람이 갑작스레 해고되면서 성과 연령 차별이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MBC뉴스 캡처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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