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여가 플랫폼 기업 '야놀자'의 숙박업소 정보를 빼돌린 '여기어때'가 10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법원이 재차 판결했다.
26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4부(부장판사 이광만 김선아 천지성)는 전날(25일) 야놀자가 여기어때를 상대로 낸 데이터베이스 제작자의 권리침해금지 등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여기어때는 지난 2016년부터 경쟁회사인 야놀자의 모바일용 앱 서버에 접속해 제휴 숙박업소의 업체명·업체번호·주소·가격 등과 같은 정보를 복제해 이용했다.
1심 재판부는 "여기어때는 야놀자가 오랜 시간 노력한 결과에 편승해 이익을 얻었고 이로 인해 야놀자는 경쟁력이 저하되는 손해를 입었다"며 여기어때의 손해배상 금액을 10억원으로 산정했다.
여기어때 측은 "공개된 정보를 검색했을 뿐이다"며 "정보의 검색은 자유주의 시장경제 체제에서 허용되는 정당한 사업 활동인 '시장 현황 파악'이다"고 항소했다.
2심 재판부도 여기어때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제휴 숙박업소 정보를 서비스 이용자를 위해 공개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누구나 어떤 목적과 방식으로든 자유롭게 복제해 사용할 수 있는 공공영역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제휴 숙박업소 정보를 조직적이고 지속적으로 취득하고, 이 정보를 영업에 활용했다"며 "후발주자인 여기어때가 야놀자에 편승해 경제적 이익을 침해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2심 재판부는 1심 판결 중 '이 사건 제휴 숙박업소의 정보 전부 또는 일부를 복제·반포·전송·양도·판매·보관해선 안된다고 주문'한 금지 청구 부분은 취소했다.
2심은 "야놀자 서버에 저장된 업체명, 업체주소, 방이름 등 정보들은 모두 공개되어 있는 것으로 이를 취득하는 방식은 다양할 수 있다"며 "판결의 주문은 그 내용이 '특정' 돼야 하나 사실상 재판기관이나 집행기관이 취득 정보를 구별할 수 없어 금지 대상을 특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