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손승환 기자 = 스페인 카탈루냐에서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수감자가 '죽을 권리'를 인정받아 안락사로 생을 마감했다.
22일(현지시간) AFP·로이터 등 외신은 지난해 12월 동료 3명에게 총을 쏘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1명을 다치게 한 루마니아 출신의 보안요원 외젠 사바우(46)가 안락사를 통해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외신에 따르면 사바우는 지난해 동료를 총으로 쏘고 도주하던 중 경찰과의 총격전에서 큰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갑작스러운 삶의 변화에 더 이상 인생이 나아질 수 없다고 느낀 사바우는 재판을 기다리는 동안 법원에 안락사를 요청했다. 그는 "나는 하반신 마비 환자다. 손은 45바늘이나 꿰맸고, 왼팔은 잘 움직이지 않는다. 내 몸에는 나사가 있어 가슴 아래로는 감각이 없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측은 사바우의 안락사 요청에 반대해 왔다. 피해자 측 변호인은 "안락사 자체에 반대하지 않는다. 재판 전에 일어나는 안락사를 반대한다"며 "(사바우가) 피해자들에게 사과와 보상을 먼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법원은 사바우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을 맡은 파라고나 법원은 "본 사안에는 기본권 충돌이 있다"면서도 "안락사법이 임시 구금 상태에 있거나 사법절차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적용 배제를 구제척으로 명시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체적·도덕적 존엄성과 개인의 자율에 대한 권리를 피해자의 권리보다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법원의 판단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나왔다.
한편 스페인은 지난해 6월 안락사를 합법화했다. 안락사를 합법화한 이후 스페인에선 현재까지 172건 이상이 시행돼 온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