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장관은 18일 오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호우 상황에서 적절하게, 최선의 대처를 했다고 자부하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오영환 의원의 질문에 "보는 관점에 따라 미흡한 점이 있을 수 있지만 저 나름으로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호우 기록이) 115년만의 일이었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특히 서울 강남이 침수되고 반지하 주택에서 인명 피해가 발생했을 때의 대피·대응명령을 내렸냐는 물음에는 "그렇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같은 당 김교흥 의원은 지난 8일 이 장관의 행적을 캐물으며 자료를 공식 요청했고, 이형석 의원은 '재난안전 컨트롤타워인 중대본의 지휘체계가 부재했다'며 문제 삼았다.
행안부는 지난 8일 아침 7시 30분을 기해 풍수해 위기경보를 '주의'로 격상하고 중대본 1단계를 가동했다. 14시간이 흐른 후인 같은 날 밤 9시30분께 '경계'로 한 차례 더 올리고선 2단계를 발령했다. 심각과 함께 최고 3단계로 격상된 건 이튿날인 9일 새벽 1시다.
이 장관은 당시 오후 4시부터 1시간 동안 전북 군산에서 개최된 섬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으며 종료 후 만찬 행사까지 갔다. 당시 만찬 자리에는 막걸리가 나갔고 참석자들 간 건배가 있었다.
김 의원은 "중대본 1단계가 발령됐는데 장관은 군산 행사에 갔다. 오후 5시에 행사가 종료된 후에도 즉각 상황실에 가지 않고 호텔에서 만찬을 한 이유가 뭔가. 만찬 장소에 막걸리가 들어갔고 건배까지 했다"라고 쏘아붙였다.
이 의원도 "장관이 하셔야 할 일을 안 한다. 지난 8일 수 십명의 인명 피해가 났을 때 군산에 있었다"며 "재난이 예견돼 비상을 내리고도 군산 행사에 가 세종시에 9시에 복귀했다. 그 중간에는 뭐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군산 행사를 마치자마자 세종에 복귀했다. (밤) 9시에 도착했다. 만찬까지가 공식행사였다. (호우) 상황이 심각해진 것은 9시 30분경으로 안다"며 "항상 유선으로 연락은 돼 있고 (대통령이) 그것으로도 실제 상황점검회의를 하고 계셨다"고 해명했다.
다만 만찬장에 술이 제공된 데 대해 처음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가 참석자 간 건배가 있었다고 추궁하자 "저는 (술은) 마시지 않았다"고 번복했다.
상황실에 가지를 않아 중대본의 지휘체계가 부재했다는 견해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수긍할 수 없다"고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호우 상황을 보고했는데도 퇴근한 것이냐고 묻자 "제가 대통령이 언제 퇴근했는지까지 알 수 없다. 첫 통화를 했을 때는 이미 퇴근해서 사저에 계시는 상황이었다"며 "대통령과 통화를 시작한 것은 상황실에 들어간 직후인 10시 남짓이었다. 그때부터 10통 넘게 전화했다"고 답변했다.
윤 대통령에 이어 재난안전 총괄부처 장관으로써 국민들에게 사과할 의향이 없느냐는 물음에는 "생각을 해보겠다"고 언급했고 재차 사과를 요구받자 "사과하는 게 어려워서가 아니다"라며 "현재 재난 수습 중인 상황에서 제가 사과를 하면 잠 안 자고 일하는 공직자들의 낙담이 얼마나 크겠냐. 상황이 종료된 다음에 잘못한 것이 있으면 사과를 하더라도 하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풍수해보험 가입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공감한다.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