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대통령과 차별화 됐다는 尹대통령 100일 회견, 어땠길래?

입력 2022.08.18 09:00수정 2022.08.18 14:51
前대통령과 차별화 됐다는 尹대통령 100일 회견, 어땠길래?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 '대통령에게 듣는다'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지난 17일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 관련 '말이나 쇼만 하는 대통령'이 아닌, 일로 보여주는 정공법으로 전임 대통령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평이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문재인 전 정부때까지 있었던 단골 메뉴들이 없었다. 기자단과의 사전 질문 조율, 원고를 띄우는 프롬프터, 국정 홍보 영상물 없이 진행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격식 없이 국민들과 소통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고 전했다.

자주색 넥타이를 맨 윤 대통령은 오전 10시쯤 원고를 직접 들고 나와 모두 발언을 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은 대통령실과 기자단 간 사전 조율 없이 이뤄졌다. 질문자는 강인선 대변인이 무작위로 지목했다.

윤 대통령은 강 대변인이 기자회견을 끝내려 하자 "아 잠깐만 아까 그 뭐야"라며 산업 현장에서 노조 투쟁과 관련한 질문에 추가 답변을 하기도 했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에 따르면 평소 도어스테핑 때 민감한 질문이 나오면 목소리를 다소 높이던 모습도 없었다고 한다.

내외신 기자 120여 명이 참석한 이날 기자회견은 평소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이 일하는 용산 대통령실 1층 브리핑룸에서 열렸다.

'취임 100일 대통령에게 듣는다' 문구가 새겨진 배경 현수막 말고는 특별히 더 설치한 것은 없었다.

여권 관계자는 "홍보 효과는 떨어지겠지만 쇼 같은 것은 안 하겠다는 윤 대통령 생각이 반영된 기자회견"이라고 말했다.

전 정권 취임 100일 기자회견장도 참석한 한 언론사 기자는 "윤 대통령 기자회견은 여러 가지로 문재인 전 대통령 때와 대조적이었다"고 전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 당시엔 통상 쓰이던 청와대 춘추관 회견장이 아닌, 대형 행사장인 영빈관에서 열렸다.

당시 영빈관에는 대형 스크린 2개가 설치돼 문 전 대통령의 입장 전과 모두 발언 후 국정 홍보 영상물이 상영됐다. 당시 청와대는 질문 주제에 대해서만 외교·안보, 정치, 경제, 사회 분야 등 순으로 진행하기로 기자단과 사전 조율했고, 질문 내용은 사전 조율 없이 이뤄졌다.


문 전 대통령은 7분간 모두 발언 때는 프롬프터를 번갈아 보며 읽었고, 50여 분간 이어진 질의응답 땐 원고 없이 말했다. 문 전 대통령 입장, 퇴장 시엔 배경음악이 나왔고 참석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쳤다. 이 행사는 탁현민 당시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담당했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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