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러시아가 공개해 화제를 모은 군용 로봇개가 중국산 가정용 제품을 개조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다.
16일(현지시간) 뉴스위크 등에 따르면, 최근 모스크바에서 열린 방위산업 엑스포에 대전차포로 무장한 로봇 개 'M-81'가 등장했다. M-81은 대전차포 RPG-26을 탑제했다.
이 로봇개는 이날 전시장에서 걷거나 앉고 일어서는 모습으로 관람객의 관심을 끌었다. 그 모습은 러시아 관영 매체 리아노보스티 통신의 공식 트위터에도 공개돼 많은 네티즌의 주목을 받았다.
이날 M-81을 공개한 러시아 업체 '인텔렉트 머신'측은 "전시 상황은 물론, 민간 분야에서도 로봇개를 활용할 수 있다. 전투 중 지형이 불규칙한 곳에서도 문제없이 이동해 약품이나 수송 물자 등을 전달할 수 있고 등에 장착한 로켓 등의 무기를 발사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 이 로봇이 가짜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나오며, 영국 매체 타임즈도 관련 사실을 보도했다.
한 네티즌은 "마치 옷을 입힌 듯 로봇개의 본체를 뒤덮은 검은색 천이 의심스럽다"며 "위장 목적보다 기존 제품을 새로운 것으로 착각하도록 겉면을 가린 것 같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독립 매체 더 인사이더는 "해당 로봇개의 육각형 머리와 전면부 카메라 2개의 위치로 보아 중국의 유니트리 로보틱스가 제조한 Go-1이라는 가정용 제품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영국 매체 타임즈는 "해당 로봇은 가짜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 로봇을 제조한 회사는 지난 4월 설립됐다"고 전했다. 이어 "회사의 대표이사인 알렉세이 아리스토브는 과거 세무당국으로부터 영업 정지 처분을 받은 회사의 이사로 재직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Go-1는 중국 온라인 쇼핑몰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현재 370만원대에도 구매할 수 있다. 그러나 러시아 업체가 공개한 군용 로봇개 가격은 100만 루블(약 2100만원)에 달한다.
만약 M-81가 중국의 로봇개 Go-1와 동일 제품이 맞다면 4.7㎏에 달하는 'RPG-26' 로켓 발사기를 장착한 채 작전을 수행하기란 무리로 보인다.
중국의 로봇개 Go-1는 최근 미국에서 유튜버들이 자동소총을 장착하고 운용하는 실험에도 쓰였다. 실험 결과, 사격은 할 수 있지만 반동을 견디지 못해 표적을 맞히기가 매우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