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의 폭우와 정부의 초기대응 미비에 따른 거센 책임론에 윤석열 대통령까지 취임 이후 첫 대국민 사과를 한 상황에서 여당 의원의 이같은 발언이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날 주 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한 현역의원 40여명과 보좌진, 당직자, 당원 등 100여명은 이날 오전 9시30분 폭우로 피해를 입은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 집결했다. 차기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 이 지역의 당협위원장인 나경원 전 의원도 참여했다.
수해 복구에 힘을 보태고 민심을 돌보는 차원에서 봉사활동에 나섰지만 한 의원의 실언이 나왔다. 김 의원은 봉사활동 시작 전 옆에 있던 권 원내대표에게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말했다. 이에 옆에 있던 임이자 의원은 김 의원의 팔뚝을 때리며 제지하려는 모습도 보였다. 권 원내대표는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다. 해당 모습이 담긴 영상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순식간에 퍼졌다.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영상이 소개된 방송에서 "유구무언이다. 저 발언은 아무리 사석에서라도 해선 안 될 발언"이라며 "김 의원은 정치적으로 많이 곤란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야당에서도 "국민들을 도우러 갔다가 오히려 짐만 된 꼴"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집권당 의원이 한 말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원내대표가 옆에서 그걸 꾸짖지도 않아서 놀랐다"면서 '망발'이라고 맹폭했다.
논란이 되자 김 의원은 기자들에게 입장문을 보내 "엄중한 시기에 경솔하고 사려 깊지 못했다. 깊이 반성하며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남은 시간 진심을 다해 수해 복구 활동에 임할 것이며, 수해로 피해를 입으신 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날 주 위원장은 봉사활동에 나선 인사들에게 미리 주의를 주기도 했다. 그는 봉사활동을 시작하기 전 "수재 입은 수재민들의 참담한 심정을 놓치지 말고 장난치거나 농담하거나 심지어 사진 찍고, 이런 일은 안 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주 위원장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그건 저한테 물어볼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제가 각별히 조심하라고, 참담한 정서에 안 어울리는 말 하지 말라고 주의를 줬는데도 김 의원이 장난기가 좀 있다"고 말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