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시장은 이날 오전 11시 10분께 폭우로 인한 침수로 발달장애 가족이 고립돼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난 신림동 반지하 주택을 찾았다. 전날 밤 이 주택 반지하에 빗물이 순식간에 들이차면서 40대 여성과 그 여동생 A씨, A씨의 10대 딸이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숨졌다.
현장을 둘러보며 침수 피해를 겪은 주민과 이야기를 나눈 오 시장은 물을 퍼내는 양수기 등 필요한 장비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을 직원들에게 지시했다. 이 때 이를 지켜보던 주민 중 한 명이 오 시장에게 "재해대책본부에 가면 모든 장비가 있는데 왜 못 가져오느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어 "(오 시장 주변의) 저 사람들 시켜서 그 일을 해라. 여기 끌고 다니지 말고.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시장은 알 것 아니냐"며 언성을 높였다.
이에 오 시장이 "구청장에게 확인하니 (장비가) 1천500개 정도 풀렸다. 설명해드리겠다"고 답했지만 주민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역정을 냈다.
오 시장은 "강북 등 (수해를 덜 입어) 여유 있는 자치구에서 긴급 지원해달라고 아침 9시에 통보했다"며 "비가 더 온다고 하니 있는 걸 다 내주긴 어렵겠지만 한번 돌려받더라도 급한 데에 우선 지원해달라고 얘기를 전달해놓겠다"고 다시 말했다.
관악구에는 8일 0시부터 이날 오후 1시까지 372㎜의 비가 내렸다. 특히 이번 사고가 발생한 신림동 주택가는 도림천 인근의 저지대여서 빗물이 계속 반지하 주택 안으로 들어차 복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시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 어제 대폭우로 서울에서 큰 인명피해가 있었다"며 "어떤 경우에도 시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시장으로서 희생자와 유가족 그리고 불편을 겪으신 피해 시민들께 죄송하다. 피해지역과 위험지역은 최대한 직접 챙기겠다"며 "모든 자원을 동원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모든 선제적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