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욕하는 플랫폼 만들자".. 이재명 제안에 깜짝 놀란 의원들 반응

입력 2022.08.02 08:45수정 2022.08.02 09:59
"의원 욕하는 플랫폼 만들자".. 이재명 제안에 깜짝 놀란 의원들 반응
이재명 의원(왼쪽)과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

[파이낸셜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이원의 '의원 욕하는 플랫폼' 제안을 두고 "개딸들의 놀이터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오늘 SNS에 "하다 하다 대놓고 '욕설 게시판'을 만들자고 하냐"며 "'개딸'들의 놀이터가 될 것임이 뻔한 '욕설 게시판'을 총구로 삼아 자신에게 비판적인 민주당 인사들에게 마구잡이 난사를 하려는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 서슬퍼런 민주당 완장 부대가 공식 등장하며 숨 막히는 압살적 분위기가 팽배해질 것이"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세상을 부정적으로만 보지 말고 협력해 선을 이루는 긍정의 힘도 터득하시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재명 의원이 제안한 '의원 욕할 플랫폼'에 대해선 민주당 당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먼저 비명계(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거센 비판이 일었다. 조응천 의원은 "강성당원들 생각과 다른 발언을 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군에 속하는 저로서는 영업사원 실적 막대 그래프를 쳐다보는 것 같아 쫄리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개인 SNS에 심정을 전했다.

당 대표 경쟁자인 강훈식·박용진 후보도 비판에 가세했다. 박 후보도 SNS에 "(팬덤 정치로) 의원들을 겁박하고, 악성 팬덤으로 의원들을 향해 내부 총질로 낙인찍는 당 대표가 나오면, 그 순간 민주당의 근간이었던 정치적 자유주의, 다양성과 토론의 종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 후보는 "이 후보께서는 국회의원과 당원, 지지자 간의 차이를 좁히는 방법으로 민주주의 강화를 주장했지만, 비난과 항의 숫자를 줄 세우면 자칫 '온라인 인민재판'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르자, 이재명 의원 측은 측은 이날 공지문을 통해 "이 의원은 '당원과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과 의사결정 직접 참여를 위한 온라인 소통 플랫폼'을 제안했다. 이를 '의원 욕할 플랫폼'이라고 하는 것은 발언의 일부만을 가지고 취지를 왜곡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의원측은 "오히려 의원은 '폭력적 억압적 언행들은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를 달성하는데 오히려 해가 된다'고 말했다"고 했다.
아울러 "욕설과 폭력적인 의사표현 방식에 자제를 당부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이번 논란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 후보가 지난달 17일 출마 선언 때부터 "전자민주주의로 직접민주주의를 확대하고, 당 대표를 포함한 당과 당원 간의 온·오프라인 소통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히는 등 '당심 확대'를 줄곧 강조해 왔기 때문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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