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지난달 31일 강릉종합운동장 내 무대 구조물 철거 작업 도중 20대 외국인 남성이 추락사한 사고와 관련,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 작업이 강행됐다며 수사기관의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강릉지역 시민단체인 강릉시민행동은 1일 "강릉시와 가수 싸이의 소속사 피네이션이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 몬 당사자"라고 주장했다.
강릉시민행동은 "지난달 30일 진행한 강릉 싸이 흠뻑쇼 공연과 관련, 강릉시는 강릉종합운동장 임대료로 공연 총수입의 6%를 받기로 하고 공연장 임대를 체결했다"며 "강릉종합운동장 시설 운영, 관리의 주체인 강릉시와 싸이 소속사 피네이션이 안전 책임자"라고 말했다.
이어 "안전점검과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강릉시와 피네이션이 결국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몬 당사자라는 비난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자칫 이번 중대재해사망사고의 원인을 노동자의 부주의로 결론지어서는 안된다"며 "강릉시는 이번 공연 이후 내년 4월까지 강릉종합운동장 사용을 제한하고 사업비 등 6억 원을 들여 강릉종합운동장 내 잔디를 새로 심을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이유로 무대철거가 전혀 급하지도 않고,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위험한 철거 작업을 강행해 발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등을 들어 해당 사고가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규칙 57조 1항 4호를 보면 '비, 눈, 그 밖의 기상상태의 불안정으로 날씨가 몹시 나쁜 경우에는 그 작업을 중지시킬 것'이라고 나와 있다. 또 같은 법 57조에는 '사업주는 비, 눈, 그 밖의 기상상태의 불안정으로 날씨가 몹시 나쁜 경우에는 해체작업을 중지시켜야 한다'고 돼 있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사고가 난 지난달 31일 오후 3~4시 사이 강릉에는 시간당 5㎜의 비가 내리고 있었다. 지난달 31일 0시부터 1일 0시까지 하루 동안 누적 강수량은 11.8㎜다.
이 같은 기상 상황이 '날씨가 몹시 나쁜 경우'에 해당하는 지 해석의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강릉시민행동은 "안전규정에 대한 지도, 관리, 감독 준수 여부에 대한 경찰의 철저한 조사와 규명이 필요하다"며 "강릉시와 피네이션은 이번 중대재해사망사고에 대해 책임지고 유족과 시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 더이상 노동 현장에서 노동자의 안타까운 희생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릉시 관계자는 "지역에서 이런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강릉시는 기획사 측에 운동장을 대관만 해준 터라 공연 이후 철거 부분에 대해 관여하기엔 제한적이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획사 측에 안전사고 우려가 있으니 밤샘 철거 작업 등 무리한 철거작업을 하지 말아달라고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날인 지난달 31일 오후 3시 52분쯤 강원 강릉종합운동장에서 무대 구조물 철거작업을 하던 몽골국적 20대 남성 A씨가 20m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났다.
A씨는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심정지 상태로 인근 병원에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A씨는 전날 열린 '싸이 흠뻑쇼' 콘서트장에 설치된 조명탑 철거 작업을 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해당 사고와 관련, 안전수칙 위반 등 관련법 위반 여부를 조사 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