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179cm' 日 온라인서 '정자 거래' 유행... 왜?

입력 2022.07.31 09:57수정 2022.07.31 13:02
일본 SNS상에서 최근 정자 거래 유행
"아이 키우고 싶지 않지만, 자손은 남기고 싶다"
'명문대·179cm' 日 온라인서 '정자 거래' 유행... 왜?
(본문과는 관계없는 사진)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일본에서 최근 온라인을 중심으로 정자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유행하고 있다.

일본의 현지 방송 매체 TBS 등 현지 매체는 지난 30일(현지시간) 일본 내 SNS상에 정자 제공을 신청하는 계정이 많아졌다고 보도했다. 이 계정들은 학력과 외모, 연봉 등을 강조한 글들이 대다수를 차지했고, 기증자는 '클라이언트'라고 불리며 유·무상의 방식으로 상품처럼 정자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의 한 일본 남성 A씨는 도쿄공업대를 졸업했는데, 최소 100명에게 자기 정자를 무상으로 제공해 50명 이상의 자녀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13년 전 불임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을 돕고자 정자 기증을 시작했고 1000명의 아이가 생기면 그만둘 계획이라고 전했다.

A씨는 "우리 같이 개인의 정자 기증 행위가 사회적으로 적극 용인되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현재 법·제도가 미비해 공공기관에서 이를 지원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그래서 어쩔 수 없지만 스스로 행위를 용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명문대·179cm' 日 온라인서 '정자 거래' 유행... 왜?
일본 거리(본문과 관계없는 사진) /사진=뉴시스

하네다 공항에서 일을 하고 있는 또 다른 남성 B씨는 결혼 5년 차의 딩크족으로 아내의 양해를 구해 1년 반 전부터 정자를 무상 제공하고 있다.

B씨는 "자식을 키우느라 가진 돈을 쓰고, 자식이 다 자랄 무렵에는 이미 늙어서 아무 것도 놀 수 없다는 건 싫다"면서 "아이는 키우고 싶지 않지만 자손은 남기고 싶다"며 기증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스스로 무책임하다고 생각한 적은 있지만 저로서는 제대로 면담을 해서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분, 책임질 수 있는 분에게만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거래는 서면이 아닌 구두로 진행되며, 이름을 포함한 상호 간의 개인 신상 공개는 철저하게 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TBS는 일본에서 온라인상 개인 간의 정자 거래는 불법이 아니라고 전했지만, 현재 관련 법과 제도가 부재한 상황에서 개별적으로 정자가 무분별하게 거래되고 있는 점을 우려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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