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6일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간 '텔레그램 대화'에 대해 "한심 그 자체"라며 맹비난했다. 이날 윤 대통령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라고 비판한 문자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조오섭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과 권 대행이 나눈 문자 대화 내용은 한심 그 자체"라며 "윤 대통령은 민생 챙기기보다 당무 개입이 우선인가"라고 나무랐다.
국회사진기자단은 이날 오후 4시께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 질문에서 권 대행이 윤 대통령의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는 장면을 포착했다.
공개된 사진에 따르면 '대통령 윤석열'은 오전 11시 40분께 권 대행에게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한다)",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권 대행은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라고 화답했고, 윤 대통령은 '엄지척'으로 답했다.
조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당무 언급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던 점을 들어 "당무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말은 허언이었냐"고 직격했다.
특히 지금은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3고(高) 위기라며, "민생 챙기기에 분초를 다퉈도 부족한 상황에서 당권 장악에 도원결의라고 하는 듯한 두 사람의 모습은 기가 막히다"고 개탄했다.
조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국민 걱정은 안중에도 없이 뒤에서 몰래 당권 싸움을 진두지휘했다는 것인가"라며 "민생경제 위기 대책 마련은 뒷전인 채 권력 장악에만 몰두하는 윤 대통령과 권 대행의 모습은 대단히 유감"이라고 일갈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을 향해 "이준석 대표 징계에 관여했는지 분명히 밝히라"고 촉구했다.
현재 이 대표가 당원권 6개월 정지 처분에 처해진 가운데 윤 대통령의 문자가 공개되면서 여권 내홍의 불씨가 살아나는 모양새다.
권 대행은 입장을 내고 "제 부주의로 대통령과의 사적인 대화 내용이 노출되며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은 전적으로 제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불화설을 두고는 "대통령께서는 오랜 대선 기간 함께 해오며 이준석 대표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낸 적이 전혀 없다"며 일축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내부 총질'이라는 표현까지 공개된 만큼 여권 내 후폭풍이 상당할 전망이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