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법무부 장관 출신과 윤석열 정부의 첫 법무부 장관의 공방은 사실상 '신구 권력간 충돌'로 관심을 모았다.
특이했던 부분은 박 의원의 말투였다. 박 의원은 한 장관에게 "검찰총장 언제 임명할 거요"라고 물었다. 이에 한 장관은 "지금 법에 따라 임명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온라인상에서 일부 누리꾼들은 박 의원의 말투를 두고 "사극 보는 줄", "말투 때문에 빵 터졌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박 의원은 이어 "두 달째 넘는 공석인데 대검 검사급, 고검 검사급 평검사 전부 한 장관이 다 해버렸다. 이런 전례가 있어요?"라고 다시 물었다. 그러자 한 장관은 "과거에 의원님께서 장관이실 때 검찰총장 완전히 패싱하시고 인사를 하신 것으로 우리가 알고 있다"라고 받아쳤고 박 의원은 "택도 없는 말씀 하지 마십쇼"며 언성을 높였다. 이때 국회 본회의장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박 의원이 "그러면..."이라며 질문을 이어가려 하자 한 장관은 "저는 지금 검찰의 인사 의견을 과거 어느 때보다도 많이 반영했다고 확신하고 있다. 검찰에 물어보셔도 저만큼 이번 인사처럼 확실하게 검찰의 의견을 반영한 전례가 없다고 말할 것"이라고 말을 끝낸 뒤 박 의원을 바라봤다. 이때 박 의원은 왼쪽 팔을 단상에 기댄 채 아무 말 없이 20초 넘게 한 장관을 쳐다봤다. 그러자 박 의원을 지켜보던 한 장관이 먼저 입을 뗐다. 한 장관은 "검찰총장 없이 인사한 전례는 당연히 있다. 과거에 지난 정권 하에서 윤석열 당시 중앙지검장이 임명될 당시에 검찰총장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때도 박 의원은 포즈를 바꾸지 않은 채 한 장관을 쳐다봤다.
이날 박 의원은 청와대 민정수석실 폐지 이후 법무부가 하게 된 인사검증 업무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박 의원이 "정부조직법 제32조에 법무부 장관이 할 수 있는 업무 범위에 인사가 없다 이 말입니다. 알고 계십니까"고 따지자 한 장관도 "위임은 할 수 없는 범위를 위임하는 것"이라며 "해당 부서가 할 수 있는 범위라면 위임이 아니겠죠"라고 대응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동문서답하고 있다"라고 비판했고 한 장관 역시 "그렇지 않다"라며 맞섰다.
두 사람의 팽팽한 기싸움은 계속됐다. 박 의원은 "동문서답. 정부조직법을 물었는데 위임을 말했다"며 "그래서 법무부 직제령에 인사정보관리단장 장관을 보임한다고 그렇게 끼워넣기 했냐. 물건을 끼워팔기는 제가 봤어도 법령을 끼워넣기 하는 건 처음 본다. 정정당당하다면 법무부 직제령 제3조 직무조항에 여기에 인사라는 두 글자를 넣어야 되는데 넣지 못했다. 그리고 즉 업무는 없는데 직위는 만들었다. 이게 꼼수이자 법치 농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박 의원이 "외향은 법치를 띠고 있지만 실제로는 반법치"라고 지적하자 한 장관은 끝까지 "저는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그렇게 대답하시겠지"라고 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