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월 아기 손가락 잘린 유모차 사건에 '화들짝'

입력 2022.07.23 12:08수정 2022.07.24 19:12
17개월 아기 손가락 잘린 유모차 사건에 '화들짝'
봉합수술을 받았지만 괴사가 온 아이의 손가락.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 뉴스1


17개월 아기 손가락 잘린 유모차 사건에 '화들짝'
A씨의 글이 퍼지자 유모차 회사들이 줄줄이 사건과 무관함을 알리는 공지를 올리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 뉴스1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자동으로 접히는 기능이 있는 '오토 폴딩 유모차'에 아기 손가락이 끼여 절단 사고가 발생했다는 글이 퍼지자 유모차 업체가 줄줄이 입장 표명문을 올리고 있다.

21일 임신, 출산, 육아 카페를 비롯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유모차 사고로 아기 손가락이 절단된 사고를 알리는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 A씨는 17개월 된 딸을 키우는 7개월 차 임신부 육아맘이라고 본인을 소개하며 사고의 경위를 설명했다.

A씨는 3개월 전 딸을 어린이집에 보내기 위해 폴딩 유모차를 펼쳐 벨트를 해준 후 브레이크(제동장치)를 풀고 출발했다. 그 순간 유모차가 다시 접혀 아이가 울기 시작했고 재빨리 유모차를 펼친 A씨는 놀랐다. 폴딩 부분에 아이의 손가락이 끼여 절단된 것이다.

119를 불러 대학병원에서 아이의 손가락 봉합수술을 받았다는 A씨는 지금도 그때의 장면들이 생생하게 기억나 눈물이 나고 본인의 손가락을 자르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현재 수술받은 아이 손가락은 윗부분이 괴사해 경과를 지켜보는 중이다. 또 A씨는 손가락 모양이 정상적이지는 않다며 아이 손 사진을 첨부했다.

A씨가 글을 쓴 이유는 얼마 전 유모차 회사로부터 민사조정 신청서를 받았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신청인(유모차 회사)이 판매한 유모차의 결함으로 인한 사고가 아니고 피신청인(부모)의 사용 부주의로 인한 사고이므로, 신청인은 피신청인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신청인은 이유 없이 유모차 하자를 주장하며 신청인에게 손해 배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라고 적혀있었다.

A씨는 이 내용을 보고 '피신청인 부주의'라는 표현에 너무 분하고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A씨는 유모차를 사용하면서 늘 불안한 마음에 '딸깍' 소리를 확인하고 태우는 버릇이 있다며 유모차가 오작동으로 풀려 닫힌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A씨는 만약의 경우 자신의 부주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유모차가 제대로 펼쳐지지 않았을 경우 다시 닫히도록 설계돼야 하는데, 그냥 아이를 태울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제품에 문제가 있다고 했다.

또 아이를 태우고 임신부의 늦은 걸음으로 뒤로 돌아가 잠금장치를 만질 때까지만 해도 멀쩡하던 유모차가 출발과 동시에 접혔다는 점, 접히는 부분에 손가락이 끼여 절단될 위험이 있음에도 마감 처리가 안전하게 돼 있지 않은 점 등을 꼬집으며 사고가 정말 자신의 부주의로 인한 것이냐고 누리꾼들에 물었다.

A씨는 회사 측이 변호사를 3명이나 붙여 일을 진행한다며 A씨 부부도 변호사를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A씨는 2009년 맥클라렌 유모차의 대규모 리콜 사례에 대해 언급하기도 하며 사람들에게 본인의 목소리에 힘을 보태줄 것을 부탁했다.


명품 유모차로 유명한 영국 맥클라렌사는 과거 아기 손가락 끼임, 절단 사고 등의 안전사고가 잇따르자 접이식 유모차 100만대에 대해 대규모 리콜을 했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다수 유모차 회사가 홈페이지를 통해 사건과 무관함을 알리는 공지글을 올렸다. 공식 입장을 밝힌 회사 목록은 맘카페를 통해 공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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