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운전 수고" 승객이 건넨 음료 마셨다 '대참사' 당한 택시기사

입력 2022.07.20 14:30수정 2022.07.20 15:13
"장거리 운전 수고" 승객이 건넨 음료 마셨다 '대참사' 당한 택시기사
(경찰청 유튜브 갈무리) © 뉴스1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택시기사에게 수면제를 탄 음료를 건네고 강도행각을 벌인 남성 승객이 경찰에 붙잡힌 가운데,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이 공개돼 화제다.

지난 18일 경찰청은 공식 유튜브 채널에 지난달 22일 대전의 한 숙박업소에서 발생한 사건 영상을 공개했다.

이날 늦은 밤, 숙박업소에는 택시기사 A씨와 승객 B씨가 함께 등장했다. 승객의 장거리 출장에 동행한 A씨는 숙박업소 엘리베이터에서 B씨의 짐가방을 들고 내렸다. B씨의 손에는 가벼운 비닐봉지가 들려 있었다.

이후 두 사람은 같은 방에 들어갔다. 그러나 잠시 뒤, 방에서 빠져나온 이는 B씨 한 명이었다. B씨는 A씨가 방까지 옮겨준 짐가방을 챙겼고, 옷까지 갈아입은 상태로 다급하게 방을 나섰다.

알고 보니 B씨는 A씨에게 "오랜 시간 운전해 고생이 많았다"며 다량의 수면제가 든 피로해소제를 건넨 것이었다. 의심 없이 음료를 마신 A씨가 잠들자, B씨는 A씨의 신용카드를 훔쳐 달아났다.

이후 B씨는 A씨의 신용카드로 수백만원을 쓰고 휴대전화와 가전제품을 구매해 되파는 범행을 저질렀다. 피해 금액만 17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의 이 같은 범행은 지난달 18일에도 이뤄진 것으로 밝혀졌다.
출소한 지 6개월 된 전과 27범인 B씨는 출소 후 마땅한 직업을 찾지 못하자 또다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 서부경찰서는 타 지역으로 도주한 B씨를 강도, 사기 혐의로 검거 및 구속해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대전 서부경찰서 조용필 형사과장은 "좋게 보면 서로 간의 호의인데, 이렇게 범행에 악용될 수 있다"며 "한 번 정도는 (낯선 사람이 호의를 베풀 때)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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