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번 여름 최악의 폭염을 겪고 있는 유럽이 남부 지역에서 산불이 발생하며 초비상 사태를 겪고 있다.
BBC 등 외신은 지난 17일(현지 시각) 프랑스가 서남부의 와인 생산지로 유명한 보르도 인근 산불로 인해 1만 4000명을 대피시켰다고 보도했다. 산불은 필라사구(뒨디필라)와 랑디랑스 주변 두 곳에서 약 110㎢를 태웠고 소방관 1만 200여명이 아직 산불 진화 작업 중이라고 전해졌다. 프랑스 지역 소방 당국 관계자는 이날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를 통해 "날씨가 매우 덥고 우호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스페인 서부 지역인 에스트레마두라에서도 또 다른 산불이나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며, 포르투갈의 북부지역에서도 산불로 300㎢가 불에 타 소방관 1400여명이 투입됐지만 불길이 완전히 잡히지 않았다. 아프리카 북부 지역인 모로코에서도 산불로 1300여명이 대피했고, 유럽 남부인 그리스의 크레타섬과 터키 서남부 지역, 크로아티아 아드리아해 인근에서도 산불 진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외신들은 유럽에서 올해 봄이 건조하고 더웠던 탓에 산불 발생 시기가 앞당겨졌다고 해석했다. 지금 불이 잡히더라도 폭염과 가뭄으로 인해 불씨가 다시 살아날 위험이 높은 상태라고 전했다.
한편 유럽은 사상 최악의 폭염을 겪고 있는데, 포르투갈에서는 지난주 기온이 47도까지 상승하며 한 주간 폭염으로 인해 659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페인 기상청은 지난 17일 폭염경보를 내렸는데, 지난주 스페인 최고 기온은 45.7도였다.
여름 날씨가 서늘하다고 알려진 영국도 기온이 41도까지 상승하며 사상 최고 기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상청은 런던 등 잉글랜드 일부 지역에 처음으로 적색 폭염 경보를 발령하며, 대중교통 이용 자제와 학생들의 조기 하교를 요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