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인하대 여대생 사망 사건의 가해자로 추정되는 남성 A씨(20)의 신상을 담은 게시물이 퍼지고 있다. A씨로 추정되는 남성의 프로필과 인스타그램 계정은 물론 이름과 얼굴 사진부터 나이, 전화번호, 학력사항 등이 모두 공개됐다. A씨 소유로 추정되는 인스타그램 계정은 팔로워 수가 4000여명까지 급증하며 온라인 상에서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해당 인스타그램은 현재 비공개로 전환된 상태며 게시물도 모두 지워진 상태다.
A씨의 신상 정보 확산을 놓고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너무 나간 거 같다. 이제 좀 자제하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또 온라인에 퍼진 신상정보가 A씨의 것이 맞다고 하더라도, 사실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할 수 있다며 조심하자는 글도 올라왔다.
대부분의 누리꾼은 "이렇게라도 인민 재판을 받아야 한다" "인권 보호받고 싶으면 그런 짓 안 하면 되는 거 아니냐" "피해자는 죽었다. 어차피 법원에서도 가해자 말만 들을 거 아니냐" "사실적시 명예훼손 같은 거 폐지해야 된다"며 반박했다.
전문가들은 A씨의 신상 정보가 빠르게 확산되는 원인으로 1020의 분노를 지목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17일 조선닷컴과에 "이번 사건의 가해자, 피해자의 나이가 20대 초반이고, 사건 자체가 1020세대들의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사건이다. 사건이 발생하자마자 온라인에 익숙한 1020세대들이 인터넷 다 뒤져서 신상을 찾아낸 거다. 또 가해자가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냐. 그러다 보니까 가해자에 대한 비난 여론이 클 수밖에 상황"이라고 상황을 분석했다.
A씨는 지난 15일 오전 인천시 인하대 캠퍼스 내 한 단과대학 건물에서 여성 동급생을 성폭행한 뒤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 대부분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지법에 모습을 드러낸 A씨는 포승줄에 묶인 상태로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경찰차에서 내렸다. A씨는 "성폭행 혐의 인정하냐" "일부러 피해자를 3층에서 밀었느냐"는 등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다만 "피해자에게 하고 싶은 말 없느냐"는 물음엔 "죄송합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인천지법 고범진 영장당직판사는 17일 오후 준강간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인하대 재학생 A씨에 대해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사전구속영장을 발부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