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못 참아".. '멸치'때문에 허무하게 깨져버린 4년의 우정

입력 2022.07.14 12:08수정 2022.07.14 13:47
"더는 못 참아".. '멸치'때문에 허무하게 깨져버린 4년의 우정
(출처=뉴시스/NEWSIS)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자신의 집에서 술을 함께 마시다 '멸치' 등 자신의 체형에 대해 놀림을 당하자 격분해 친구를 흉기로 살해한 20대 남성에게 징역 12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 상고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2021년 5월 23일 새벽 자신의 집인 인천시 남동구 한 오피스텔에서 친구인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두 사람은 2018년 10월부터 사건 직전까지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며 중고차 판매 영업을 함께 하던 이른바 절친이었다. 그런데 마른 체형인 A씨에게 B씨가 '멸치'라고 부르는 등 놀리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었는데, 사건 당일 술 자리에서도 말다툼을 하게 되자 격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흉기로 가슴과 등 부위를 찔린 뒤에도 엘리베이터를 타고 도망치려는 B씨를 뒤쫓아가 또 다시 팔을 찌르기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119 구급대원들이 사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B씨는 오피스텔 1층 로비에서 피를 흘린 채 심정지 상태로 쓰러져 있었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자상으로 인한 외상성 저혈량 쇼크로 결국 사망했다.

1심은 "A씨는 술에 취해 대수롭지 않은 이유로 친구인 피해자의 가슴을 식칼로 찔러 치명상을 입혔고, 많은 양의 피를 흘리며 도망가는 피해자를 쫓아가 다시 식칼을 휘둘렀으므로 범행동기와 경위에 비추어 죄질과 범정이 매우 무겁다"며 징역 14년을 선고했다.

2심 역시 1심과 같이 A씨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면서도 "자신의 범행을 반성하고 있고, 주취상태에서 우발적으로 이뤄진 점, 유족과 합의했다"며 징역 12년으로 감형했다.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며 상고기각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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