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튀르키예(터키) 이스탄불에서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가 엔진 결함으로 아제르바이잔의 수도인 바쿠에 비상 착륙했다.
지난 10일 대한항공은 이스탄불 국제공항에서 전날 오후 6시 25분(현지 시각)에 출발한 대한항공 KE9956(A330-200)은 이륙한 지 1시간 50분만인 오전 2시 14분께 오른쪽 2번 엔진의 진동 메시지를 감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상을 느낀 여객기는 아제르바이잔의 수도인 바쿠 헤이다르알리예프 국제공항에 긴급 착륙했다.
기내 이상을 가장 먼저 느낀 사람들은 오른쪽 창가에 앉아 있던 승객들이었는데, 한 승객은 창문에서 뜨거움과 진동을 느끼고 창문을 보니 불꽃이 튀는 것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승객들이 승무원들을 부르는 순간 기내 모니터가 꺼지고 기내가 어두워졌다. 당시 탑승하고 있던 승객들 중 일부는 스마트폰에 유서를 쓰고, 가족과 같이 손을 잡으며 기도를 하는 등 불안과 공포를 느꼈다고 전했다.
기장은 얼마 후 "위험한 상황이 진행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항공기가 안전한 상태로 운항하고 있다"면서 "조종석에서 현재 같은 사안이 반복(확인)되고 있기 때문에 항공기가 바쿠 공항에 안전히 착륙한 이후 제가 직접 안내해 드리겠다"고 방송했다.
이후 기장은 다시 한번 방송을 통해 "항공기는 정상적, 아 정상적이진 않지만 안전한 상태로 운항 중"이라고 밝혔다. 기장의 방송에도 불구하고, 일부 탑승객들은 2시간의 아제르바이잔 바쿠 공항 비상 착륙까지 불안에 떨어야 했다.
여객기는 엔진 결함 감지 이후 2시간 만인 오전 4시 15분께 바쿠 공항에 안전히 착륙했으며, 이번 비상 착륙으로 다치거나 병원에 이송된 탑승객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항공기에는 승객 215명과 승무원 10명이 탑승했으며, 대한항공은 이스탄불 지점 직원을 바쿠 공항으로 급파해 사태 수습을 했다.
대한항공 측은 "기술적으로 엔진 1개가 고장 나더라도 항공기는 3시간 비행이 가능하다"면서 "절차에 따라 인근 공항에 2시간 이내 착륙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