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자신의 처지를 달을 보고 우는 늑대에 비유했다.
'당원권 6개월 정지'라는 '위리안치'(圍籬安置· 가시 울타리가 처 진 집안에 격리 당함)형을 당한 이 대표는 울분과 허탈, 외로움이 뒤섞인 듯 8일 늦은 밤 자신의 SNS에 '달을 보고 우는 늑대'를 배경으로 하는 유튜브 영상을 실었다.
이 영상은 디즈니의 '포카혼타스'에 나오는 '바람의 색깔' (Colors of The Wind)을 오연준이 우리말로 바꿔 부른 것으로 이 대표와 연결시켜 생각할 경우 가사 내용 하나하나가 의미심장하다.
특히 '바람의 아름다운 저 빛깔을 얼마나 크게 될지 나무를 베면 알수가 없죠'라는 부분은 예사롭지 않다. (원곡은 플라타나스 나무가 얼마나 높이 자를까, 당신이 나무를 베어 버린다면 알 수 없다로 돼 있다)
마치 자신을 내치면 윤석열 정부, 국민의힘이 바람이 전하려는 세상과 멀어지게 될 것이라는 경고가 담긴 듯 했다.
또 '달을 보고 우는 늑대 울음소리는 뭘 말하려는 건지 아나요'는 지금까지 자신이 해 온 일, 앞으로 하려는 것 들을 당과 윤리위가 이해도 인정도 하지 않고 있다는 외로움이 담긴 항변의 뜻으로 읽힌다.
노래 말미의 '아름다운 빛의 세상을 함께 본다면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있어요'라는 건 지지자들에게 격려와 응원을 부탁하는 한편 당과 자신은 '하나'임을 강조하려는 듯 했다.
이 대표의 SNS에는 지지를 보내는 댓글도 있었지만 '분탕질', '또 시작이냐 지긋지긋하다'는 비난도 많았다.
당 윤리위로부터 '당원권 6개월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은 이 대표는 오전 단 한차례 방송에 출연해 자신을 방어한 뒤 이후 방송출연 등의 일정을 전면 취소, 앞으로 움직임을 놓로 몇몇 사람들과 머리를 맞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가 '윤리위 결정을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를 취한 가운데 당 대표 직무대행 업무에 돌입한 권성동 원내대표는 "장래를 위해 윤리위 결정을 수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표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일부 인사들은 이 대표에게 즉각 반응할 수록 탈만 나고 지지율 하락 책임을 뒤집어쓸 수 있다며 '자중'을 권하고 있다.
앞으로 이 대표가 어떤 스탠스(자세)를 취할지는 이번 주말을 넘기면서 윤곽이 드러날 거승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