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스페이스X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를 공개 서한으로 비판한 직원들을 해고했다.
17일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입수한 임직원 대상 이메일 등에 따르면 트위터 및 공개 서한으로 머스크를 비판한 몇몇 직원들이 해고됐다.
해당 메일에서 그윈 샷웰 스페이스X 대표는 "(머스크는) 직원들의 견해가 반영되지 않은 서한에 서명하도록 압박을 하는 등 직원들을 불편하고 두렵고 화나게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직원들이 해고됐고, 구체적으로 몇 명인지는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앞서 스페이스X의 일부 직원들은 최근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논란과 성추행 의혹, 정치적 발언 등과 관련해 자제를 요구하는 서한을 경영진에 전달한 바 있다.
직원들은 해당 서한에 "스페이스X를 일론의 개인 브랜드로부터 신속하고 명확하게 분리할 것", "스페이스X를 일하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모든 지도부에 동등한 책임을 물을 것", "모든 형태의 용납 불가능한 태도에 일관되게 대응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이에 스페이스X의 초기부터 함께한 주요 멤버인 샷웰 대표도 "우리는 달성해야 할 중요한 업무가 많다. 도넘는 행동은 불필요하다"며 거듭 머스크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앞서 지난 5월에도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가 머스크가 2016년 스페이스X 소속 전용 제트기에서 여성 승무원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보도해 논란이 인 바 있다.
머스크는 이에 대해 "그런 일은 전혀 없었다"고 부인했다. 당시엔 샷웰 대표 역시 직후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20년 가까이 일해오면서 비슷한 것을 보거나 들은 적이 없다"며 머스크를 옹호한 바 있다.
머스크를 옹호했던 샷웰 대표도 "(매우 도전적인 우주 운송 분야에서 일하는 데 필요한 강력한 판단을 (머스크가) 보여주지 못한다"며 비판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이른바 '머스크 리스크'는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지난 10일(현지시간)에도 트위터 인수 회의 과정에서 트위터 직원들을 분노케 만들었다고 더포스트가 보도한 바 있다.
인수 관련 회의에 '지각'해 도착한 그는 합병이 완료되면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더 '잔인한' 직장 환경을 트위터로 가져오고 싶다는 바람을 밝혀 논란이 일었다.
앞서 지난 5월 인수 합의 과정을 밝히는 와중에도 머스크는 계속해서 잡음을 내왔다. 그는 트위터 인수를 합의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지난 5월13일 "일시 보류"를 선언했다가 두 시간 뒤 "여전히 인수에 전념하고 있다"고 변덕을 부려 트위터 주가를 떨어트렸다. 당시 머스크는 '언론플레이'를 통해 트위터 인수가격을 유리하게 조정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