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수박' 비판에 발끈한 우상호 "가만히 안둘 것이고..."

입력 2022.06.13 08:57수정 2022.06.13 10:06
민주당 '수박' 비판에 발끈한 우상호 "가만히 안둘 것이고..."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6.12/뉴스1 /사진=뉴스1화상
[파이낸셜뉴스] "'수박' 이런 단어 쓰시는 분들 제가 가만히 안 둘 겁니다. 수박이 뭡니까, 수박. 그런 건 제가 다 반드시 경고를 하겠습니다. 공개적으로 경고하겠습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이와 같이 말하며 당내 '수박 금지령'을 내렸다. '수박'이란 이재명 의원 지지층이 경선 상대였던 이낙연 전 대표 등 친문계를 일러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란 뜻으로 쓰는 표현이다.

우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신공격, 흑색선전, 계파 분열적 언어를 엄격하게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우 위원장은 "(선거에) 진 정당이 겸허한 것이 아닌 남 탓하고, 상대 계파의 책임만 강조하는 방식으로는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 '수박'이라는 단어를 쓰는 분들은 가만히 안 두겠다"고 경고했다.

당내 문자폭탄 등 팬덤정치와 관련한 논란에 대해서는 우 위원장은 "팬덤 문화에 대해서는 당원들과 토론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특정 좌표를 찍어서 특정시점에 500개, 1000개씩 동시에 문자가 들어오는 것은 소통이 아니고 조직화된 공격이라고 본다"며 "이런 것을 주도하는 분들과 대화를 해보고, 당이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하지 않도록 함과 동시에 건강한 소통구조를 만들어 개선을 위한 방향으로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친문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팩스폭탄'에 몸살을 앓고 있다. 윤영찬 의원은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한 글에서 "지방선거 유세를 마치고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돌아오니 복합기가 고장 나서 문서를 출력할 수 없었다"며 "알고 보니 '수박들 다 죽어라' '이낙연과 수박들 민주당에서 나가라'와 같은 저주의 내용을 담은 시꺼먼 문서들이 지방선거 기간 내내 사무실 팩스로 날아든 탓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저와 다른 의원들, 홍영표 의원과 박광온 의원실 등 여러 의원실도 같은 내용의 팩스 수백 장을 받았다"고 전한 바 있다.

한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13일 두 달여 간의 공식 행보를 시작한다.

우 위원장 등 비대위는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뒤 국회에서 첫 회의를 연다. 회의에 참석하는 비대위원은 한정애(3선 대표)·박재호(재선 대표)·이용우(초선 대표) 의원과 김현정 원외위원장협의회장(원외 대표)에 더해 지난 11일 발표된 서난이 전북도의원 등 5명이다. 비대위는 8월 말 전당대회 전까지 차기 지도부 선출 등을 맡는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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