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친이재명과 반이재명 갈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른바 친문, 친낙, 친정세균에 속했던 민주당 의원들은 처럼회 등 강성 의원들이 포진한 친이재명계가 문자폭탄 테러, 수박테러(겉만 민주당이라며 반명 의원을 향한 공격) 등을 하는 "정치 훌리건을 방치하고 있다"며 처럼회 해산을 요구했다.
그러자 처럼회 소속 의원들은 "싸워야 할 상대는 당원들이 아니다, 조롱을 멈춰라"고 반발했다.
양측 갈등의 전면에 등장한 이는 3선의 이원욱 의원과 초선의 김남국 의원으로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수박' 단어를 사이에 두고 각을 세우고 있다.
이 의원은 학생운동권 출신, 이른바 586세대로 정세균계(광화문포럼) 주축이었다가 최근 모임을 해체했다. 김남국 의원은 이재명 의원 수행팀장(경선후보 시절), 처럼회 회원, 7인회(이재명 의원 측근 모임) 멤버로 자타가 공인하는 '친명'계다.
이 의원은 지방선거 참패 직후 "이재명 친구, '상처뿐인 영광' 축하한다"며 당내에서 최초로 이재명 책임론을 거론했다.
이후 이 의원은 '수박', '국힘의힘으로 가라'는 등 이재명 의원 지지자들의 비난 표적이 됐고 이 의원은 "수박도 힘든 여름에는 찾는다, 기꺼이 시원한 대표 수박이 되겠다"고 응수했다.
그러자 김남국 의원은 "지지자들이 매를 들어도 그냥 맞아야 할 판인데 겸손한 자세로 듣지는 못할망정 조롱하는 글로 지지자를 화나게 하는 건 국민을 무시하는 너무나 잘못된 행동"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의원도 참지 않고 "정치 훌리건 편을 드는 건 이른바 '친명 의원'들이다. 김 의원은 '맛있다고 올릴 수 없는 수박도 있다'고 조롱한 분들에게 먼저 글 올려라"고 한 뒤 "처럼회를 해산하라"고 역공을 취했다.
이에 김남국 의원은 "모기 한 마리를 잡았는데 또 한 마리가 날아다닌다, 집 어딘가에 구멍이 뚫렸나 보니 잡아야 잘 수 있겠다"라며 이원욱 의원을 모기에 비유하는 등 한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지방선거 이후 기세가 오른 여당은 친윤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민들레'(민심 들어 볼래)를 놓고 갈등이 불거지는 듯 했으나 장제원 의원 불참선언으로 일단 봉합됐다.
하지만 야당은 패배 책임을 놓고 계파간 파열음이 높아지고 있으며 반이재명 측은 '처럼회'를 민주당판 민들레라며 해체압박에 나섰다.
친이재명 측은 이를 '이재명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를 저지'하려는 의도로 파악, 대의원과 당원 대표성의 불균형 해소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