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제주시에 소재한 제주여자고등학교의 일부 교사가 학생들에게 욕설 및 폭언 등을 일삼아 인권침해가 있었다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다.
제주도교육청 학생인권교육센터는 지난 3월15일 제주여자고등학교의 학생 인권침해 진정 사안과 관련해 조사를 한 결과 인권침해가 일부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제주여고 학생회장을 역임한 졸업생 김채은씨의 제보로 이뤄졌다. 김채은씨가 제주학생인권조례TF팀과 (사)제주평화인권연구소 왓에 요청해 자체 조사한 기초조사에서 올해 졸업한 학생들의 증언이 나왔다.
졸업생들은 일부 교사가 “저렇게 자는 애들이 나중에 술집에서 일한다”, “XX년, XX같은 년”, “니네 부모가 잘못 가르쳤다”, “그냥 남자를 잘 만나”, “죽여버릴 거야”, “이런 것들을 년이라고 한다” 등의 폭언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또 불필요한 신체적 접촉을 하는 성희롱 또는 성추행을 경험한 학생들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학생인권교육센터는 해당학교 2·3학년 22학급 전체 학생과 지난해 3학년에 재학한 졸업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학생자치회와 관련 교사 및 관리자 등을 대상으로 개별 면담도 실시했다.
학생인권교육센터는 “신청인이 주장하는 학생인권침해 영역에 대해 전수조사를 한 결과 학교 내에서 교사에 의한 폭언, 학습권, 차별, 개인정보 보호, 의사 표현 등에 대한 인권침해가 일부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센터는 개별 교사 일부의 문제가 아니라 학교문화 및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학교 내에서 학생들에 대한 인권침해가 있었다고 판단하고 해당 기관장에게 재발 방지 등을 권고했다.
권고사항 주요 내용은 Δ사실관계가 확인된 교사에 대한 학교장 조치 Δ관련 교사는 학생인권교육 이수 Δ전체 교직원 대상 직무연수(아동학대, 성희롱·성폭력, 학생인권) 추가 실시 Δ학생생활규정 개정 및 교내 학생인권기구 마련 Δ학생 및 보호자 대상 인권연수 실시 등이다.
해당 학교는 권고일로부터 20일 이내 권고 내용에 대한 이행계획서를 제출해야 하며 제출일로부터 60일 이내 이행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센터는 권고사항 이행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앞으로 필요한 경우 재학생 심리 안정을 위한 심리치유 상담 지원, 교직원 대상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해당 학교는 교육가족들로 구성된 교내 인권위원회를 조직해 재발 방지 및 인권친화적 학교문화 조성을 위한 노력을 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