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등에 따르면 53세인 용의자 A씨는 수성구 주상복합아파트 신축사업과 관련한 소송 결과에 불만을 품고 상대 측 변호사 사무실에서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불이 날 당시 해당 변호사는 다른 지역에서 열리는 재판에 참석하는 바람에 화를 피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해당 변호사 사무실에서 근무하던 남성 5명과 여성 2명 등 7명이 사망했고, 용의자 A씨 역시 사망했다.
경찰은 A씨가 이날 오전 10시 53분께 혼자 마스크를 쓰고 건물에 들어서는 CC(폐쇄회로)TV 화면을 확보했다.
화면에는 A씨가 흰 천에 덮인 확인되지 않은 물체를 한 손에 들고 계단을 통해 사무실이 있는 2층으로 올라가는 모습이 담겼다.
A씨가 사무실에 들어간 지 23초 만에 불꽃이 일었고, 건물 내부에는 검은 연기가 휩싸인다.
경찰은 천에 덮인 물체가 인화 물질이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화재로 사망자들 외에 3명이 화상을 입었고, 47명이 연기를 흡입했다.
화재가 발생한 사무실에는 작은 창문이 있었지만, 폐쇄적인 구조여서 연기를 배출하기에 역부족이었다.
1995년 12월 사용 승인을 받은 이 건물은 스프링클러가 지하에만 설치됐을 뿐 지상 층에는 없었다. 경찰은 "지상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현행법상 6층 이상의 경우 의무적으로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게 되어 있지만, 해당 건물이 지어질 당시에는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10일 오전 2차 현장감식을 벌여 인화 물질 종류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피해자 합동분향소는 오늘 경북대병원에 마련될 예정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A씨는 2013년 대구 수성구 주상복합아파트를 지으려는 시행사에 6억8000만원을 투자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